[기고]최저치와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 주택시장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최저치’는 말 그대로 가장 낮은 값을 말한다.

 최근 주택시장의 다양한 지표들이 최저치를 기록하거나 사상 최저치에 근접할 만한 수준의 위축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총 주택(아파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집계기준)은 31만260건을 기록하며 2006년 실거래가 신고 집계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2006년 이래 반기 거래량이 30만 건대로 떨어진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하반기(35만9,431건), 2009년 상반기(37만1,472건) 등을 포함해 총 6번 정도에 그칠 정도로 많지 않다.

 

 주택가격 고점 인식에 금리 인상기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까지 커지자 매수 관망이 늘며 주택 매매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사던 일명 ‘영끌’의 주력 세대인 30대의 전국 총 주택 매입비율도 2019년 집계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1~7월) 30대의 주택매입 비율은 18.48%를 나타냈다. 2019년(20.25%), 2020년(21.31%), 2021년(20.75%) 3년 연속 20%대 비율이 첫 붕괴했다.

 

 올해 6.07%로 아직 20대 이하 주택매입비율이 지난해 6.21%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30대는 올해 들어 집을 사기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아파트 분양시장의 청약열기가 한풀 꺾이며 전국 반기별 1순위 청약접수 건은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상반기 전국 1순위 청약접수 건은 63만1,275건으로 2021년 하반기 176만8,417건보다 64% 급감했다. 2015년 이래 반기별 1순위 청약접수 건이 100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2017년 상반기(83만3,599건)와 2019년 상반기(77만8,346건), 2022년 상반기(63만1,275건) 총 3번뿐이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아파트 청약규제 수위가 높고 주택시장 위축으로 청약을 통한 분양권 전매차익 기대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특히 대구·부산·인천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자 청약통장을 사용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청약대기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다.

 

 반면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수치도 있다.

 올해(8월 30일 계약일 집계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하락 거래한 비율은 23.9%다.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인 2012년 25.3%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는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동일 면적 주택이 반복 거래되었을 때 직전 거래와의 가격 차이를 비교한 것인데, 극히 낮은 거래량 속에서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이어지며 종전 보다 가격을 낮춰 파는 급매물 거래가 발생되고 있음을 뜻한다.

 

 아파트 시장의 가격대별 양극화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을 10%씩 균등 분할하여 계산한 가격인 10분위배율은 올해 21배를 기록해 2006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가격의 구간이 1분위이고, 가장 높은 가격의 구간이 10분위로 상위 10% 아파트가 하위 10% 아파트 보다 얼마나 비싼지 분위배율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2006년엔 전국 매매 10분위배율이 17배, 2019년 18배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처음 20배를 넘어섰다. 이른바 비싼 아파트는 가격이 더 많이 오르거나 조정기 가격이 덜 떨어지는 성향이 있고 저렴한 아파트는 비싼 아파트 보다 가격이 덜 오르거나 침체기 가격이 더 떨어지는 상황인 것이다.

 

 낮은 거래량과 매매가격의 하락, 아파트 분양시장 지표 위축 등 주택시장 변곡점에 다양한 지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철저히 실수요 목적에서 보수적으로 주택시장을 바라볼 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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