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락같이 오른 소득 대비 주택 금융비용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거래·가격·분양(청약) 등 주택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가 둔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전국 총 주택 거래량은 46만4832건으로 전년 동기 74만7468건의 62%에 머물고 있다. 빠른 집값 상승 우려에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구입하는 행렬에 뛰어들었던 20~30대 주택 매입 비율은 5월 기준 25.03%로 지난해 동기 27.19%보다 2.16%포인트(p)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7월 7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로 지난해 같은 시기 기록한 6.93% 변동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의 청약열기를 대변하는 1순위 청약경쟁률도 지난 6월말 기준 11.1 : 1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8.2 : 1 보다 주춤해졌다. 같은 시기 서울은 124.7 : 1에서 29.6 : 1로 4분의 1 가량 토막 났다.

 

작년 7월 0.5%였던 기준금리가 올해 6월 1.75%로 상승하며 집을 살 때 적용되는 대출 조달 금리(주택담보대출금리(신규))도 2.81%에서 3.9%(5월 기준)로 동반 급등했다. 6월 소비자 물가 등락율이 전년 동월 대비 6%로, 이와 같이 가파른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가 시행됐다.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는 DSR이 40%(은행), 50%(비은행) 이내인 범위 내에서 신규대출(전세대출, 중도금대출, 소액 신용대출 등은 제외)을 받을 수 있어 소득대비 부채상환 능력에 따른 여신규제가 연초보다 한층 강화됐다.

 

물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현행 60~70% 수준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주택 소재지역·주택가격·소득과 상관없이 80%로 3분기 완화 시행할 예정이라 내 집 마련 실수요자의 여신부담을 낮출 예정이긴 하다. 그러나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실제 직방이 국세청 연말정산 통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로 산출한 ‘소득 대비 주택 금융비용’을 살펴봤다. 소득 대비 주택 금융비용은 시도별 근로소득과 아파트 매매가격 기반의 주택담보대출 월별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국세청 통계가 올해 기준 2년 전 소득이 최신정보라 2021년 소득은 추정치로써 개인별 실수령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은 비거치 원리금균등상환으로 가정하였다.

 

서울에서 LTV 50%(실거래가로 살펴본 ‘22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0%)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4%(’22년 5월 기준 주택담보대출금리(신규) 금리는 3.9%)로 설정하고 40년간 대출받아 아파트 구입한다고 가정한다면 근로소득 대비 아파트 대출 상환액 비율이 무려 55.4%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021년 서울의 1인당 평균 월 근로소득(세전)은 385.2만원(비과세 포함 추정치)인데 반해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10억2166만원으로 상당한 고액을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LTV 50% 기준 대출액은 5억1083만원으로 금리 4%에 대출기간 40년 기준 월별 원리금 상환액은 213만5천원에 달한다. 월 소득의 절반이상을 아파트 대출이자 갚는데 사용해야하는 셈이다. 서울의 근로소득 대비 아파트 대출 상환액 비율은 2016년 만해도 35.4% 수준이었다.

 

물론 이같은 산정은 1인의 근로소득과 아파트 매매가격 기반의 주택담보대출 월별 상환액 비율로 다인가구나 세대별로 환산해 계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소득 증가 보다 더 높게 치솟는 물가수준과 부담스런 주택가격에 단기 급등한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서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 둔화, 집값 고점인식, 금리 인상 우려와 소득 대비 주택 금융비용이 날이 갈수록 부담스러워 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한동안 주택시장의 자가 이전 꿈은 먼 일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