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금리 시대에 살아남는 대출 전략

김형석 팀윙크 대표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1800조원이 넘어선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대출 총량규제 강화 등의 정책을 펼치며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해왔다.

 

 시장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 집 마련 혹은 생활 자금 목적으로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거라는 부담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일정 수준으로 상승하다가 안정화될 거라고 본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의 금리 인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전 수준의 금리와 가깝기 때문에 지속적인 물가상승의 시대로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한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당분간 ‘저금리, 저물가, 저성장’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가계부채 1800조원, 자영업자 대출이 60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금리를 대폭 높이는 건 금융당국으로서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결국 향후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명백한 사실은 제로금리의 시대를 지나면서 개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대출소비자들의 현명한 대응이 요구된다. 대출을 보유하거나 새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금융소비자라면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시기이므로 본인이 갖고 있는 대출을 꼼곰하게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금리인상기에 대출관리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핵심은 매월 발생하는 부채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시중에 출시된 대출비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러 조건의 대출상품을 비교해보며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거나 분산된 대출을 통합해서 대출이자 부담을 줄여나가야 한다.

 

 기존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신의 소득 대비 부채 비용이 30%를 넘어설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여기서 부채 비용이란 이자 또는 원리금상환 등 월별로 고정적으로 은행에 지불해야하는 금액이다. 현금흐름이 막히면 추가대출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지속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출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 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특히 당장 변동금리 대비 금리가 높더라도 고정금리 방식의 대출을 받는 게 중장기적으로 볼 때엔 유리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변동금리를 선택했다면 금리 변동 주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좋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약 79%로 매우 높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판단 하에 금융권에 고정금리 대출상품 판매를 독려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 이상 높다면 변동금리가 유리하고, 0.5%포인트 미만이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한다. 이때 중도상환수수료 비용을 고려해 대출 갈아타기를 결정해야 한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잇다면 금리 인상기에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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