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 전략을 추진하며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기업이나 연구기관과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연구개발(R&D)·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다른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을 말한다.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거나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은 신약 연구개발 과정에서 자체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 및 전문가의 역량을 융합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달 19일 미국 보스턴 소재 신약개발회사 알로플렉스에 100만 달러 규모의 공동투자를 진행했다. 두 회사는 알로플렉스의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중장기적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알로플렉스는 면역세포치료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 기업으로 하버드대학교 출신 면역학자이자 20년 이상의 제약산업 경험을 지닌 프랭크 보리엘로 박사가 2016년 설립했다. 말초혈액 단핵세포(PBMC)로부터 유래한 자가세포 치료제를 광범위한 종양을 타깃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에 힘입어 알로플렉스는 내년 상반기로 계획된 면역세포치료제 ‘수플렉사(SUPLEXA)’의 임상 1상 진입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면역세포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추출해 항암력을 강화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해서 암세포에 대항하도록 하는 기전을 갖는다. 외부물질이 아닌 환자 본인의 세포를 사용함으로써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항암 효과는 극대화해 ‘4세대 항암제’로 꼽히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12년부터 참여한 오픈이노베이션 신약개발이 성과를 올렸다. 종근당은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카라테라퓨틱스의 요독성 소양증 치료제 ‘CR-845’(상품명 코수바)가 지난달 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종근당은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카라테라퓨틱스와 ‘CR-845’의 국내 독점개발 및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약물 개발에 참여해왔다. 이 약은 만성신장질환으로 혈액 투석을 받는 성인 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도에서 중증의 요독성 소양증에 1차 단독요법으로 사용하는 주사제다. 요독성 소양증 시장에서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약물이다.
카라테라퓨틱스는 지난해 3월 이 약물의 다국적 임상을 완료하고 같은해 12월 미국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도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FDA 승인으로 이 약물은 오는 2022년 카라테라퓨틱스와 스위스 제약기업 바이퍼파마를 통해 전세계에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절차에 따라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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