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색]가상현실과 인테리어의 ‘환상 케미’… 이주성 아키드로우 대표

3D인테리어 솔루션 아키스케치·시숲 운영… 도면 실사화 성공
미국서 독자기술 개발 ‘올인’… 메타버스 종합기업 도약 꿈꿔

이주성 아키드로우 대표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거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집이 먹고 자는 주거의 기능을 넘어 업무, 운동, 취미생활까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면서 ‘인테리어’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인테리어 ‘금손’을 꿈꾸는 우리의 바람과 달리 현실은 한숨만 나온다. 비지땀을 흘리며 이곳저곳 가구를 옮겨 봐도 이게 사람이 사는 집인지, 물류센터 창고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셀프 인테리어족들을 위해 전문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선 이주성 아키드로우 대표(36)를 29일 만났다. 이주성 대표는 2014년 3D 인테리어&홈퍼니싱 스타트업인 아키드로우를 창업해 3D 홈퍼니싱용 솔루션인 ‘아키스케치’와 비대면 3D 인테리어 1대1 추천 서비스인 ‘시숲’을 제공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다.

 

◆홈 인테리어 돕는 아키스케치·시숲 론칭

 

회사명인 아키드로우(Archidraw)는 건축의 영단어인 ‘Archi’와 도면의 ‘Draw’의 합성어로 건축에서 시작해 누구나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기반 회사를 만들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주성 대표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집을 꾸몄는데 가구 배치가 조화롭지 못하고 재질, 색깔 등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결국엔 인테리어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잖다”며 “우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핵심 기술인 4K 렌더링 엔진을 통해 3D 도면을 마치 실제 사진처럼 구현함으로써 고객이 최적의 인테리어를 확인하고 원하는 가구나 벽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디자인하고 론칭한 3D 인테리어 서비스들은 일반인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

 

‘아키스케치’를 활용하면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손쉽게 3D 인테리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플랫폼에서 도면을 작성하고, 취향에 맞는 가구를 원하는 위에 가상으로 배치하거나 벽면과 바닥의 색상 및 재질을 바꿔볼 수 있다.

 

플랫폼에 내장된 가구들은 전부 실측 사이즈로 모델링됐으며, 각 가구 회사 홈페이지와도 연동돼 바로 구매까지 가능하다.

 

2017년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처음 선보인 아키스케치는 론칭 3시간 만에 목표 금액인 3만 달러(3400여만원) 펀딩을 달성했으며, 목표액 대비 1000%가 넘는 자금을 모집했다.

 

또 다른 서비스인 시숲은 인공지능(AI)이 고객 취향에 맞는 쇼룸을 제안하고, 선택된 쇼름을 실제 공간에 적용해 인테리어하는 디자인 패키지를 제공한다. 전문 디자이너들이 아키스케치 플랫폼을 통해 디자인한 3D 쇼룸을 확인할 수 있어 고객 선택의 폭이 넓다.

3D 도면을 실제 사진처럼 렌더링한 모습.

◆IT 관심 많았던 건축학도, 미국 간 사연

 

이주성 대표는 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한 정통 건축학도이지만 IT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어릴 때부터 친구와 함께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원래 게임을 좋아했는데 당시에는 컴퓨터 학원에 가야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학원에 다니며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건축학도 시절엔 ‘아키플랜’이라는 건축프로젝트관리시스템(PMIS)을 만들어 중소기업에 배포했다. 건축회사에서 일할 땐 캐드(CAD)로 그린 도면을 통해 고객사에게 완성될 건물을 소개하는 일이 많았는데,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은 도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에 도면을 실제 건축물처럼 3D로 제작해 보여주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시작은 미국이었다.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사무실 없이 떠돌며 무작정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미국행을 선택한 것은 DIY(Do It Yourself) 시장 규모가 크고 활발했기 때문이다. 처음 미국에 나갈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에겐 확신이 있었다. 

 

이 대표는 “프로토타입 제품 하나만 달랑 들고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난 이후 아침에는 아이스커피 한 잔, 점심엔 인앤아웃(미국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지겹도록 먹었던 게 생각이 난다”며 “현지에서 다양한 밋업(Meetup) 행사에 참여하며 글로벌 시장의 환경을 몸소 체험하고, 회사가 만들 제품과 향후 비전을 소개했던 경험이 아키드로우가 성장한 비결”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주성 대표가 투자 설명회에서 아키드로우의 핵심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술개발 올인… 3D 도면 실사화 성공

 

창업 후 이 대표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오롯이 집중했던 한 가지는 바로 ‘기술 확보’였다. 이주성 대표는 “기존 서비스들은 2D 도면을 만들거나, 3D 도면을 보여주거나, 아파트 도면을 통해 가구를 배치하는 등 활용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반면 아키스케치는 가구 제조사, 유통, 디자이너가 4K 렌더링 엔진기술을 통해 도면을 실제 사진처럼 시각화함으로써 인테리어의 전 과정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창업 7년차, 단 두 명에서 시작한 회사는 어느덧 직원 30명 규모의 중견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모두가 인테리어 금손이 되는 세상’을 향한 이 대표의 질주는 이제 시작이다. 그 첫 단계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이주성 대표는 “아키스케치 클라우드에서 3D홈플래너, 파노라마3D, 4K랜더링 등으로 약 800개에 가까운 중소 인테리어 및 홈퍼니싱 브랜드와 함께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며 “전세계 B2C 시장에서 모든 사람이 쉽게 로그인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홈 인테리어 플랫폼을 오픈해 10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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