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라지는 일자리’ 마이데이터가 해법될까

<김형석 팀윙크 대표>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업으로 각광받는 게 있다. 바로 ‘데이터 라벨링’이다. 데이터 라벨링은 이미지·텍스트·동영상·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학습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업무다.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트렌드와 함께 활성화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기술인 AI와 머신러닝이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 사례다.

 

기술의 진보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새로운 기술로 인해 소멸되는 일자리가 늘어날 거라는 공포심이 커진다. 하지만 소멸되는 일자리보다 새로 탄생하는 일자리가 많아지면 문제는 해결된다.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면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영역과 일자리는 무한대로 늘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기대로 바뀔 수 있다.

 

핀테크와 마이데이터라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금융 산업의 일자리 지형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2013년 8만 7000여명에 달했던 은행 임직원 수는 6년 만에 7만 6000명으로 감소했다. 대출, 카드, 보험 등 설계사 채널을 통해 판매되던 금융 상품들이 점차 비대면 채널에서 판매되면서, 전통적인 금융 상품설계사들 역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는 기존 금융산업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데이터 역량을 가진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얘기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결합하고 분석해 금융시장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 특히 가까운 미래엔 데이터를 활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와 관련된 일자리가 끊임없이 탄생할 것이다.

 

마이데이터 시대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선결돼야 하는 과제들도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게 교육이다. 마이데이터 관련 일자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관련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주요 핀테크·빅테크 업계에 불고 있는 ‘개발자 품귀현상’이 바로 그 예다. 데이터·인공지능 관련 개발자들의 연봉이 상승하는 이유도 넘쳐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력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선 마이데이터로 인해 사라지는 인력들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구색 맞추기식 재교육이 아니라 실무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체계적인 재교육이어야 한다. 업계의 전문성을 가진 퇴직 인력들의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와 데이터 기술이 결합하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교육시스템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 역시 변화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 방식은 초식공룡을 키우는 교육이다. 입시라는 획일화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는 것 보다는 주어진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만을 가르친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도록 훈련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육식공룡의 교육 방식과 흡사하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통찰력과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이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산업의 발전에 발맞춰 교육도 함께 변화해야 단기적인 경쟁력 문제를 너머 장기적인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덩달아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 또한 한층 높아질 것이다. 장기적인 데이터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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