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이데이터 시대, 고객은 선택만 하면 된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핀테크는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에게 각광받으며 급성장하는 신기술 분야다. 핀테크는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해결하고자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 산업의 단점을 기술적 대응과 서비스 혁신을 중심으로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시장의 유동성 확보와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산업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 산업으로 제2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가장 큰 화두는 ‘마이데이터’다.

 

마이데이터란 쉽게 말해 모든 디지털 활동에서 생성되는 본인의 데이터의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지난 8월5일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그 기반이 마련됐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내년 상반기에는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금융회사, 빅테크, 핀테크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과 기업의 신뢰를 기반으로 개인의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인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와 금융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개인의 금융정보, 구매, 교통, 통신, 의료기록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추출된 데이터를 각 기관 간에 표준화된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통해 이동시키고, 그 이력은 ‘영수증’ 형태로 제공받게 된다.

 

마이데이터 시대에 개인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개인자산관리(이하 PFM, Personal Finance Management) 서비스의 대중화이다. 흩어진 계좌와 카드 사용 내역을 표준화된 API를 통해 한 개 또는 복수의 사업자를 통해 쉽게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PFM은 금융거래 내역을 통합 조회하는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다. 그 이유는 계좌의 적요 내용,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가치 있는 데이터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표준화된 데이터로 인해 데이터 전처리와 가공 등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업은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결합하고 분석하는 데 집중하면 된다.

 

동일한 데이터를 받기 때문에 가치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데이터 결합, 가공, 분석 능력과 서비스 역량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면, 대안신용평가를 통한 최저금리 산출, 나의 운전패턴 기반의 최적 보험료 계산, 소득과 소비 분석을 통한 노후 자금 설계, 투자성향 분석 기반의 대안 투자 제안 등 ‘데이터 금융’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결제, 송금과 같은 인프라 서비스도 차별점을 찾기 어렵게 된다. 인프라 역시 표준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플랫폼의 지배력과 사용 편의성에서 사용자의 선택을 받은 소수의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플랫폼, API, 아키텍트 등 기술 역량을 갖춘 회사들이 주도하는 금융 B2B 플랫폼 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 기존 외주개발 형태의 시스템 직접 구축모델은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금융회사와 핀테크가 제휴를 통해 빠르게 핀테크의 B2B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모델을 함께 발굴하는 등 제휴 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객 혜택이 늘어났듯이, ‘마이데이터’ 활성화되면 나의 데이터를 무기로 더 나은 조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금융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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