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성의 보험 100% 활용하기]무·저해지환급형으로 ‘보장+연금’ 추구하자

납입기간 종료 후에는 해지환급금 더 많은 무·저해지환급형
납입기간 내 사망보장 등 집중 후 연금 전환에 알맞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안재성 기자]기본적으로 보장이 필요하면 보장성보험에, 연금이 필요하면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게 제일 유리하다. 각 보험상품은 특성에 맞춰 설계돼 있기에 전혀 종류가 다른 니즈까지 맞춰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젊은 시절에는 보장에 집중한 뒤 노년이 될 때쯤 연금에 집중하길 원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한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딱 알맞은 상품이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이다.

 

종신보험, 암보험 등을 무·저해지환급형으로 가입하면, 한동안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받다가 연금 전환을 노릴 시기에는 표준형보다 오히려 더 많은 연금을 수령, 보장과 연금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보험상품은 해지환급금의 차이에 따라 표준형, 무해지환급형, 저해지환급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표준형은 가장 오래된 상품 유형으로 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일정한 정도로 해지환급금이 불어난다.

 

무·저해지환급형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유형이다. 무해지환급형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에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저해지환급형은 보험료 납입기간 내 해지환급금이 없지는 않지만, 표준형보다 훨씬 적다. 보통 50% 미만이며, 30% 미만인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둘 다 납입기간 종료 후에는 해지환급금이 급격히 늘어난다.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은 특히 요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만건이었던 무·저해지환급형 보험 가입 건수는 2016년 32만건, 2017년 85만건, 2018년 176만건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주 원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다. 무해지환급형은 표준형보다 보험료가 30% 이상, 저해지환급형은 20~30% 정도 낮다. 그러면서도 보장은 표준형과 똑같이 받을 수 있으니 불황이 깊어지면서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둘 다 보험료 납입기간 종료 후에는 오히려 표준형보다 해지환급금이 많은 점이 특징이다. 상품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대개 표준형보다 20~30% 가량 많다.

 

이는 보험상품을 장기간 유지할 의향이 있으면서 후일 연금 전환을 노리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해지환급금이 많을수록 소비자들이 지급받는 연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일종의 장기 적금과 비슷하면서 연금 전환 전까지는 사망, 암 등에 대한 보장도 받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만약 보장은 일정 나이까지만 받으면 되고 그 후에는 연금이 더 필요한 소비자라면, 종신보험, 암보험 등을 무·저해지환급형으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보장보다 연금 쪽 니즈에 치우친 소비자들에게는 이런 방식이 좋지 않다.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의 해지환급금이 표준형 보장성보험보다는 많지만, 아무래도 연금보험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만 40세 남성이 종신보험에 가입해 만 60세까지 20년간 월 보험료 26만2000원을 납입하고 만 60세부터 종신형으로 연금 전환하면 연간 263만원의 연금을 타게 된다.

 

반면 같은 액수의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연간 344만원의 연금을 지급받는다. 똑같은 보험료를 냈는데 노후 대비 차원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또 보험을 장기간, 최소 15년 이상 유지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험료 납입기간은 대개 20년에 달하며, 그 이상인 케이스도 수두룩하다. 납입기간 내 해지할 경우에는 표준형 상품이 훨씬 더 많은 해지환급금을 얻을 수 있다.

 

보험상품의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65~70% 수준에 불과하다. 약 3분의 1 가량의 보험 가입자들이 채 2년도 버티지 못하고 해약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내 재정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뒤 보험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만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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