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담금 폭탄 예고에 강남 재건축시장 긴장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60여개 재건축 사업장에 총 2500억원의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된 상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 부담금 징수에 나서기로 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조합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시행령 및 환수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내달 1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말 헌법재판소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도입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정부가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시점과 입주 시점의 평균 집값 상승분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이익금액의 10∼50%를 재건축 조합에 부과하는 제도다.

 

재건축 사업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해 개발 이익의 사유화를 방지함으로써 주택 가격의 안정과 사회적 형평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2012~2017년 5년간 유예됐다가 2018년 1월 다시 시행됐다.

 

그 사이 서울 용산구는 2012년 9월 한남연립 재건축조합에 총 17억1873만원, 31명의 조합원에게 각각 5544만원의 부담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2014년 9월 재건축부담금 부과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에 헌재는 작년 12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3조등은 평등의 원칙, 비례 원칙, 법률 명확성의 원칙, 재산권 침해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정부의 이번 개정안은 재건축 부담금의 국가 귀속분(50%)을 지자체에 배분하기 위한 기준을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가 항목을 5개에서 4개로 조정하고 주거복지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에 더 지원되도록 가중치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토부는 올해 한남연립을 비롯해 2014년 12월 부과한 부담금을 미납하고 있는 강남구 청담동 두산연립에도 총 4억3117만원, 68명의 조합원 1인당 634만원을 징수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60여개 재건축 사업장에 총 2500억원 규모의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된 상태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에 2018년 5월 조합원 1인당 1억3500만원의 예정액이 통지됐다. 이 단지는 내년 말 준공 이후 초과이익 부담금 징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부담금 산정은 재건축조합이 시행자와 계약한 뒤 1개월 이내에 공사비 등 예정액 산정 관련 자료를 지자체에 제출하면 이뤄진다. 이후 재건축 사업 완료 뒤 준공일로부터 4개월 안에 실제 공사비 등 비용을 정산해 신고하면 부담금을 확정해 부과한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주거구역)를 비롯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서울 강남권 단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이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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