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장례 롯데그룹장으로 엄수

19일 타계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은 롯데그룹장으로 엄수된다. 사진은 서울 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 모습. 사진=롯데지주 제공

[전경우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 전날 병세가 급격히 악화, 이날 오후 4시 29분께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울주군 선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분향 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에 재계는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신 명예회장이 '기업보국' 기치 아래 국내 유통·관광 산업현대화 등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신 명예회장의 헌신이 산업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경제를 부흥시키는 초석이 됐다고 기렸다.

 일본 언론 등 외신들도 신 명예회장의 소식을 신속히 타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10대에 혼자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과 한국에서 거대 그룹을구축한, 재일 한국인 중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일본 정치권과 고인의 인맥을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신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한일 양국에서 매출액 10조엔의 거대 재벌을 구축했다"며 "프로야구계에선 일본 양국에서 구단을 창설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외신들도 신 명예회장의 별세를 전하며 그의 일생을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전쟁에 짓밟힌 한국을 재건하기 위해 정부와 한 팀이 돼 일한 마지막 사업가 세대 가운데 한 명이었다"며 "이들 세대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별칭의 급속한 산업화를 이끌었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신 명예회장은 한국의 주요 재벌기업을 설립한 기업가 가운데 마지막인물이었다"고 보도했다.

 

 고향 마을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주민들도 "큰 별이 지셨다"며 애도했다. 신 명예회장은 1922년 10월 4일 당시 경상남도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5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0년대 울산이 공업도시로 성장을 시작한 시기 울산공단의 용수공급을 위해 삼동면 일대에는 대암댐이 건설됐고, 둔기리 지역은 수몰됐다. 신 명예회장은 이듬해인 1971년부터 2013년까지 43년 동안 매년 마을 주민을 위한 잔치를 여는 등 고향 마을을 잊지 않고 지냈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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