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보험, 출생 후 어린이보험으로 갈아타야

태아보험 보장내역 대부분이 출생 후 보장…어린이보험으로 대체 가능
유아 사망률보다 높은 신생아 사망률…태아보험 보험료 상승 유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 A씨는 재작년 임신 도중 태아보험에 가입했다. 만약 태아에 문제가 생겨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경우를 대비해서였다. 

 

다만 A씨가 가입한 태아보험에는 인큐베이터와 사망 관련 보장 외에도 실손의료, 암, 상해, 화상, 중대수술, 입원일당 등 출생 후에도 필요한 보장이 잔뜩 달려 있었다. 그래서 A씨는 작년에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올해까지 계속 태아보험을 유지했다. 월 보험료는 20만원 가량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어린이보험의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는 지인의 권유로 태아보험을 해지하고 어린이보험으로 갈아탄 A씨는 깜짝 놀랐다. 이제 의미가 없어진 인큐베이터 외 다른 보장을 똑같이 했음에도 월 보험료가 10만원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었다. 

 

최근 소비자들의 태아보험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태아보험과 어린이보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효율적인 보험관리를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태아보험은 통상적으로 어린이보험보다 보험료가 훨씬 더 높다. 때문에 아이가 건강하게 출생한 후에는 어린이보험으로 갈아타는 지혜가 요구된다. 

 

위 A씨의 사례처럼 태아보험은 어린이보험과 보장내역이 큰 차이는 없는데 보험료는 훨씬 더 비싸다. 왜 그럴까? 

 

사실 보험사 내부적으로는 태아보험을 따로 만들지 않고 어린이보험의 일종으로 취급한다. 단지 태아에게도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을 뿐이다. 

 

때문에 태아보험의 특약들은 실손의료, 암, 상해, 화상, 중대수술, 일상생활보장 등 출생 후에 적용되는 보장들이 대부분이다. 태아에게만 특별히 적용되는 보장은 사실상 인큐베이터 관련 보장 외에 거의 없다. 

 

그럼에도 보험료가 훌쩍 높은 이유는 신생아 사망률이 유아 사망률을 월등히 능가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 1세 미만 신생아 사망률(출생아 1000명당 사망자 수)은 2.8명이다. 출생아 10만명당 사망자 수로 계산하면 280명인 셈이다. 

 

반면 만 1~9세 유아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은 9.8명에 불과하다. 신생아 사망률과 비교하면 30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차이가 극심한 까닭은 그만큼 갓 태어난 아기가 태아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질환 등으로 사망하거나 출산 도중에 사망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단 건강하게 출생하면 생존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따라서 태아일 때의 사망보험료가 훨씬 더 높게 책정되기에 태아보험료가 비싼 것이다. 이를 잘 이해하면 보험사에 쓸데없이 많은 보험료를 보태주는 우를 피할 수 있다.

 

우선 인큐베이터 보장이 필요하다면 태아보험에 가입은 한다. 다만 이 때 100세 만기 보장은 필요 없다. 30세 만기 등 최대한 짧은 기간으로 하고 특약도 인큐베이터 외에는 갓 태어난 후의 이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손의료만 넣는 게 효율적이다. 

 

그런 후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을 확인하면 태아보험을 해지하고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아이가 아무런 질환도 없이 건강하게 출생하면 사망위험률이 대폭 하락하기에 보험사도 낮은 보험료를 책정한다. 

 

이 때는 100세 만기에 실손의료, 암, 화상 등 넣고 싶은 다양한 특약을 모두 집어넣어도 좋다. 그래도 월 10만원 전후의 보험료로 해결할 수 있다. 

 

한편 어린이보험은 사회초년생에게도 유익하다. 만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보장기간이 보통 만 100세까지로 길기 때문이다. 취업 후 바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면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탄탄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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