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기업 신용등급 강등 예고…"수익성 개선 어렵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장영일 기자]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내년 국내 기업들의 신용 여건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 담당 이사는 이날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 주최로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둔화에 따른 한국의 펀더멘털 압박' 주제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박 이사는 "현재 24개 한국 민간기업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개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며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분쟁 지속으로 한국 수출주도 기업들의 올해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내년에도 일부 개선될 여지는 있으나 개선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화학, 테크놀로지(IT) 업종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철강, 화학, 정유 쪽은 경기 둔화와 다운사이클(업황 침체) 영향으로 수익성이 안 좋다"고 말했다.

 

정유, IT, 반도체 업종에서 호황에 힘입어 투자를 공격적으로 많이 했는데 이 부분이 재무비율 개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본부장도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 추이를 보면 2018년 이후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아지는 하향 기조로 반전했는데, 내년에는 이런 기조의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다수 업종에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어렵다"며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와 유통, 수요가 부진한 항공과 철강, 산업 주도권이 중국으로 옮겨간 디스플레이 등 업종의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이고,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무디스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대로 2.1%를 유지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정부신용평가 담당 전무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올해의 2.0%보다는 미미하게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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