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파월 만찬 직후 금융시장 '화들짝'…이유는?

출처=미국 백악관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백악관 만찬회동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9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회동 이후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선 반면 금 시세는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 관계자들은 백악관 회동에서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미중무역전쟁의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가 된 백악관 만찬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직후 트윗을 통해 "제롬 파월과 매우 화기애애하고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금리와 마이너스 금리, 낮은 인플레이션, 통화 완화, 달러화 강세와 그로 인한 제조업 파급, 중국과 유럽연합(EU)과의 무역과 기타지역까지 모든 것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이 월요일 오전 백악관에서 경제와 성장,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논의했다"며 "파월 의장은 지난주 하원 청문회에서 언급한 것과 부합하는 발언을 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 "파월 의장은 향후 입수되는 경제 정보에 철저하게 의존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을 제외하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법률에 따라 최대의 고용과 물가 안정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모든 결정을 신중하고 객관적이며 비(非)정치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쉽게 보자면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파월 의장이 버텨내 연준의 독립성을 지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라는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뉴욕 행사에서 "우리는 마이너스까지 금리를 내려서 돈을 빌리면서도 이자를 받는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나도 그런 돈을 받고 싶다"고 밝히는 등 마이너스 금리를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직후 트윗에서도 그냥 금리만이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만찬에서도 마이너스 금리를 강하게 압박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연준 성명도 마이너스 금리에 맞춰져 있다.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연준이 성명에서 언급한 파월 의장의 하원 청문회 발언은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성장률과 인플레가 매우 낮은 시기라면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마이너스 금리를 압박함으로써 시장이 요동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시장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거론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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