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빅4’ 어닝 쇼크…순익 30% ↓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심각…“정책으로 인한 부진”

자료=금융감독원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평균 30% 가량 뚝 떨어져 10.3% 감소한 KB손해보험이 준수하게 느껴질 정도다. 

 

주된 원인은 무섭게 치솟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었다. 특히 이에 대해 손해보험업계는 “정부 정책의 영향이 지대하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보 등 이른바 ‘손보 빅4’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총 1조4105억원에 그쳐 전년동기(1조9920억원) 대비 29.2% 급감했다. 

 

가장 하락률이 큰 곳은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032억원에 불과해 전년동기의 9134억원보다 34.0%나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역시 3658억원에서 2447억원으로 33.1% 축소됐다. DB손보는 당기순익이 27.2% 줄었다.  

 

그나마 2611억원에서 2339억원으로 10.3% 감소한 KB손보가 손보 빅4 중 하락률이 낮은 편이었다. 

 

이처럼 대형 손보사들이 일제히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크게 오른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내내 문제시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월 들어 더 크게 상승, 11개 손보사 전부가 90%를 돌파했다. 삼성화재(90.3%), 현대해상(92.2%), DB손보(92.5%), KB손보(92.6%) 등 대형 손보사도 모두 부진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가량”이라며 “손해율이 90%를 넘겼다는 것은 손실이 무척 크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그보다 더 심각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손보사의 실손보험 평균 위험손해율은 129.1%로 전년말의 121.2%보다 7.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6년(131.3%) 이후 최고치다. 

 

손해율이 100%보다 높다는 것은 들어온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즉, 상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인 것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의 원인으로는 보장 기간이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늘어난 점과 자동차 정비업체의 공임 인상이 주로 꼽힌다. 

 

또 ‘문재인케어’ 시행 후 소비자들의 병원 이용이 잦아지면서 실손보험의 지급보험금 확대까지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공단도 국민건강보험이 올해 약 3조2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비업체 공임 인상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이,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는 문재인케어가 불렀다”며 “결국 손보사들의 실적 부진은 정부 정책 탓”이라고 지적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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