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물가' 놓고 中인민은행이 선택한 카드는?

중국 인민은행. 출처=인민은행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중국이 소비자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일부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18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입찰금리를 기존 2.55%에서 2.50%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4년여 만에 처음 이뤄지는 조치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의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금융기관 간에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이기는 하지만 인민은행의 스탠스를 파악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에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40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이처럼 인민은행이 두 차례에 걸친 완화조치를 취함에 따라 오는 20일 발표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주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4일 발표한 10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모두 악화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도 3.8%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저성장과 고물가라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중국 통화당국의 추가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인민은행이 반전의 카드를 내놓은 셈이 됐다.

 

이는 주요 지표가 줄줄이 악화함에 따라 올 성장률 6%도 위협받는 상황에 무언가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제가 된 인플레의 경우 세부적으로 본다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특정변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종의 교란이 일어난 셈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앙등한 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1.6%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정 변수를 제외한다면 물가지수도 침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대규모 부양책을 본격적으로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7일 발표된 인민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통화당국이 막대한 양의 유동성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인민은행은 중국경제의 성장을 받쳐주기 위해 미세조정 중이라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해 보인다.

 

jbl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