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 대기업들 실적 악화에 투자도 줄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장영일 기자] 대외 불확실성 우려에 반도체 기업 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에 불황이 불어닥치면서 국내 주요 업계의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재계는 불과 1년 만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반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된 반도체의 수출 증가세 둔화가 현실화되면서다.

 

지난 4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게다가 일본이 7월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3개 핵심 소재 수출 간소화 우대 조치를 철회한 데 이어 9월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했다. 한국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의 관계도 시시각각 악화하고 있다.

 

3분기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10대 그룹의 금융사를 제외한 상장 계열사 90곳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총 6조1623억원으로 전년 동기(25조2862억원) 대비 75.63%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가 LCD TV 패널 가격 급락에 직격탄을 맞아 적자 전환하면서 LG그룹은 전체 영업이익은 133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9.14% 줄어든 것으로, 10대 그룹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가 역대 최대 성적을 냈던 작년 3분기보다 크게 부진해 전체 영업이익(2조666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80.84% 줄었다. SK하이닉스를 주력 계열사로 둔 SK그룹의 영업이익도 87.41% 감소했다.

 

이밖에도 한화그룹(-49.39%)과 현대중공업그룹(-37.58%), 롯데그룹(-34.99%), 신세계그룹(-18.30%), GS그룹(-10.37%)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주력 기업 현대차가 작년 3분기 엔진 리콜, 엔진 진동 감지 시스템(KSDS) 도입 등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가 올해는 흑자 전환한 데 힘입어 그룹 전체 영업이익(1조23억원)도 작년(1739억원)보다 476.40% 급등했다.

 

실적 악화 속에서 투자도 급감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72개 계열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30대 그룹의 투자액은 54조3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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