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동원F&B 양반죽, 상온죽 시장 선도

전통방식으로 맛∙영양 잡아…올해 판매량 6천만개 돌파 예정
양반죽 생산라인 준공-디자인 변경으로 제2의 도약

사진=동원F&B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사람과 기업들을 보면 그 노하우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최고라는 타이틀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최고가 된 이들은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세계파이낸스는 성공한 기업 또는 인물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왜/어떻게] 시리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지난 1992년 출시된 동원F&B의 양반죽은 2001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19년째 1등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원F&B에 따르면 양반죽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4100만개를 더해 누적 판매량 5억개를 넘어섰다. 양반죽의 판매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0%의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용기죽만으로 이뤄낸 기록으로, 올해는 파우치죽까지 더해 판매량 6000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F&B 관계자는 "용기죽과 파우치죽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에는 죽 전문점 수준의 프리미엄 용기죽도 선보이며 죽 시장 선두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참치캔 활용 제품서 시작…2000년대 웰빙 트렌드로 날개 달아

사진=동원F&B

동원F&B는 지난 1992년 국내 최초로 죽 제품인 동원참치 죽을 출시하며 죽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동원참치 죽은 처음부터 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었다. 참치캔으로 생산했던 동원F&B(당시 동원산업)는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개발하던 중 참치죽을 내놓았다. 

 

처음 참치죽을 출시했을 때만 해도 양반죽은 그저 참치를 활용한 죽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웰빙 트렌드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식품이 제공하는 영양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건강한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동원F&B는 이러한 흐름에 영양이 풍부한 죽의 시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고 2001년 웰빙 식품의 대표 격인 전복죽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출시 당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전복죽은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되고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호박죽, 단팥죽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양반죽은 업계 선두자리에 오르게 된다.

 

HMR 제품으로 인식 전환 성공…'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 활용도↑

사진=동원F&B

동원F&B는 죽에 대해 가진 전통적인 인식을 간편하고 영양이 풍부한 HMR 제품으로 전환한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말한다. 전통적으로 죽은 가정이나 병원, 전통시장, 식당 등에서 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환자식 개념이었다. 

 

하지만 양반죽은 맛과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섭취가 간편한 가정 간편식(HMR) 제품으로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데워서 먹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죽 제품에 상온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으로 제품 활용도를 높인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다.

 

현재는 간판제품인 전복죽을 포함해 쇠고기죽, 야채죽 등 20여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식사 대용, 간식용, 병원 선물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나아가 동원F&B는 신제품 '양반 파우치 죽'을 선보이면서 양반죽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양반 파우치죽, '저으며 가열하는 공법'으로 식감 살려

 

올해 새로 출시된 양반 파우치죽은 동원F&B만의 노하우가 담긴 '저으며 가열하는 공법'으로 만들어졌다. 동원F&B는 용기 죽에 적용해오던 전통 공법을 파우치죽에도 완벽하게 적용시켰다. 전통 죽 조리 방식에서 착안한 이 공법은 쌀알과 원재료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하는 식감까지 유지할 수 있는 공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중의 죽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죽을 미리 쑤어 두었다가 나중에 용기에 담고 레토르트 공정을 거쳐 만든다. 죽을 미리 만들어놓기 때문에 공정 과정에서 쌀알이 떡처럼 뭉쳐져 질감이 나빠지며 레토르트 과정에서 추가적인 열처리를 하기 때문에 쌀알이 뭉개져 버린다.

 

반면 양반죽은 쌀과 각종 원물 재료를 파우치에 함께 넣고 한 번에 끓여내는 방식으로 열처리를 최소화해 갓 만들어낸 품질 그대로 밥알이 살아있다. 또한 특수 제작한 교반 설비로 지속적으로 죽을 젓는 효과를 구현하기 때문에 쌀알이 뭉치지 않고 알알이 살아있다.

 

양반죽은 전분이나 증점제 같은 첨가물을 넣지 않고 죽 본연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죽을 쑨다.

 

또한 양반 파우치죽은 고급 품종의 찹쌀과 멥쌀을 최적의 배합비로 섞어, 부드러우면서도 질감이 살아있다. 또한 큼직하게 썰어낸 다양한 자연 원물 재료가 맛은 물론 씹는 맛까지 더해준다. 양반 파우치죽은 전복죽, 쇠고기죽, 단호박죽, 밤단팥죽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신규 설비 도입∙품질 개선으로 해외시장 공략

사진=동원F&B

동원F&B는 지난해 8월 전남 광주공장에 약 3000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제2의 도약에 나섰다. 단순 준공을 넘어 기존 제조공정 대비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과 설비를 도입했다.

 

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되는 쌀을 쌀알이 크고 식감이 좋으며, 당도가 높아 맛도 우수한 고급품종으로 바꿨다. 설비를 개선해 싸라기를 온전히 걸러냄과 동시에 쌀이 깨지는 현상을 방지했다. 또한 동원F&B의 전공 품목인 참치를 활용한 진액을 통해 풍미를 더욱 살렸다.

 

또한 커진 쌀알과 함께 들어가는 전복, 야채 등 주요 원료를 보다 식감이 좋은 큼직한 형태로 담아 맛과 영양, 포만감을 더욱 강화했다. 여기에 재료를 한 번에 담아 오랜 시간 저으면서 끓여 깊은 맛을 내는 고유의 전통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더불어 용기 디자인 또한 4번의 리뉴얼을 거치면서도 특유의 항아리 모양을 유지해 한국의 전통적인 곡선미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출시한 양반 파우치 죽은 파우치를 통한 패키지의 활용성 또한 강화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출시 이후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죽의 가치를 높여온 뚝심이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지난해 진행한 신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더욱 경쟁력 있는 신제품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죽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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