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스테이블 코인’에 경고하고 나선 6가지 이유는?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으로 한 디지털화폐는 변동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비트코인을 소유자 입장에서 본다면 가치가 내려선 안 된다. 오르기만 하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각국의 당국은 디지털화폐를 화폐로 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심한 자산의 한 종류로 분류한다.

 

그렇다면 달러화 등 기존의 화폐에 대응해 고정가치로 발행한 디지털화폐는 화폐로 볼 수 있을까.

 

이런 디지털화폐라면 발행 및 운용비용이 저렴해진다. 전 세계를 가리지 않는 자금의 유통을 안정적으로 이뤄낼 수 있게 된다. 보안이 철저하면서 개방형 디지털구조여서 기존 은행시스템에서는 어려운 여러 기능을 장착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최근 글로벌 금융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불과 1년 남짓한 사이에 달러기반의 최근 85개국에서 출시됐다.

 

출시 이후 급속히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스북은 내년도에 수십억명의 회원을 기반으로 '리브라'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업계와 디지털 대기업들은 적극적인 호응을 보내며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금융권에 태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 금융당국자들은 이 같은 디지털화폐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 등 몇몇 국가들은 본격적인 추진방안을 내놓고 있어 혼선은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경고와 함께 6가지 모니터링 포인트를 제시했다.

 

그 첫째는 은행이 자금중개자로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테이블 코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은행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거대기술기업이 거래 고객의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생활정보만이 아니라 금융거래내역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보호와 제어 및 소유권에 대한 새로운 표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경제가 취약한 국가의 통화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물가수준이 높고 금융기관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새로운 형태의 '달러화(dollarization)'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된다면 통화정책과 재정발전 및 경제성장이 침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각국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의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 번째는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등 불법적인 자금활동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 공급자는 국제 표준을 반드시 적용해야 하고 각국 감독당국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섯 번째로는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게 된다면 중앙은행이 통화 제조비용과 액면가의 차이로 얻어들이는 화폐주조차익이 격감할 가능성이 커지는 게 문제이다. 디지털상으로 화폐를 만들어 거래당사자간에 연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의 금융기능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스테이블 코인이 기반을 두고 있는 기존화폐의 이자 창출 등을 연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정책당국자들이 이와 관련, 소비자보호와 금융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화폐일지라도 법적으로 명확한 금융상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규제를 통해 충부한 유동성을 갖추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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