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적’ 금리인하…한은 기준금리 1% 갈까?

10월 인하는 유력…2회 인하에 대해서는 의견 엇갈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도 10월 금리인하가 유력시되고 있다. 

 

다만 연준이 추가 인하에 대해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 점은 한은의 금리정책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1%까지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과 한은이 모두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곧 한은의 금리인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미 간 금리 역전폭이 0.50∼0.75%에서 0.25∼0.50%로 좁혀진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이 더 커진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연준의 이번 인하는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며 곧 금리를 내릴 의향이 있음을 보여줬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미 10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 여건만으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명분이 충분하다"며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다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2회 인하해 1%까지 낮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가장 큰 이유는 연준의 이번 결정이 ‘매파적’ 금리인하, 즉 지속적인 인하 기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에서 올해말 예상 금리 중간값과 내년말 예상 금리 중간값이 모두 1.9%로 표시됐다. 이는 내년까지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연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연준의 움직임은 한은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한은 기준금리가 1.25%에 도달한 이후 추가 인하를 놓고는 연준의 인하 속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1.50%이며 역대 최저 금리는 1.25%였다. 즉, 그 아래로 내려가려면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 간 금리 역전폭이 너무 커지면 해외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은은 연준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연준이 결국 연내 금리를 내리고 한은도 따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예상보다 빨리 대차대조표 확대 재개의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총재도 “연준이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며 “추가 인하를 닫은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12월에 추가로 금리를 낮추고 내년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미중 무역협상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연준의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미국보다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한은은 연내 2차례 인하로 경기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플레이션의 심화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104.85) 대비 0.038%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이자 사상 첫 마이너스 기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인석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올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 추가 하락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추이를 고착 내지 악화시킬 위험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목표보다 낮아 0%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하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한은의 금리정책마저 무디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에 집중해 온 금통위의 기조를 다시 검토해야할 시점”이라며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이 총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미칠 중요한 요소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리스크를 꼽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다음달 워싱턴에서 이뤄질 미중 고위급회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또 틀어지면 연준과 한은 모두 연내 추가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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