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글로벌 학회서 줄줄이 임상 발표…K바이오 위상 높일까?

하반기 제약·바이오 이벤트…대형 임상 결과 발표
한미약품, EASD서 NASH 치료제 임상 1상 중간결과
이수앱지스, ESMO서 'ISU104' 임상 1상 결과 발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김민지 기자] 글로벌 학회가 이달중 잇따라 열리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어떤 신약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굵직한 임상 결과들이 올 상반기 임상 실패와 효능 논란에 휩싸여 침체기에 빠진 K바이오의 위상을 다시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임상 결과가 발표되는 글로벌 학회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현재 개발 중인 주요 신약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신약 후보물질들은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N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비만), '에페글레나타이드'(당뇨) 등 3종이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는 현재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 후보물질이다.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신약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착수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의 전임상 연구 3건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염, 이상지질혈증 및 신경퇴행성 질환 동물모델에서의 우수한 효과 등을 확인한 결과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비만 동물모델에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를 장기 투여,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을 계획 중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의 발표에 이어 EASD에서도 혁신적 바이오 신약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면서 “글로벌 학회를 통해 한미약품의 R&D 역량을 지속적으로 입증하면서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유럽당뇨병학회(EASD) 현장, 사진=한미약품

 

이수앱지스는 이달 27일(현지시간)부터 내달 1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이하 ESMO)에서 항암 신약 'ISU104'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ISU104'는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ErbB3)의 결합을 막아주는 항암 신약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이번 발표 이후 가을 중 임상 1상 2파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수앱지스의 신약 파이프라인 'ISU104'는 단백질(ErbB3) 타깃의 표적 항암제로 이달 ESMO(유럽암학회)에서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초기 임상이지만 구두 발표 세션이 배정돼 의미있는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달 유럽종양학회에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SB8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에 성공한 5번째 바이오시밀러다.

 

지난해말 763명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했다. SB8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일 경우 아바스틴이 가진 8조 시장 공략에 초석을 다지게 된다. 

 

에이치엘비도 이번 학회에서 위암치료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최종 결과를 공개한다. 

 

리보세라닙은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엘리바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표적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이다.

 

유럽종양학회 임상 3상 결과 발표 이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신약 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 미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전 미팅은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물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학회로 임상 결과를 다국적 제약사에 알리고, 향후 기술이전과 양사간 협력을 이끌어낼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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