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결정에 혼선?…낮아지는 인하 확률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 일주일 전 90%에서 52%로 급락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실업률 최저…대부분 업종도 성장세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둔화의 원인이었던 미중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과 미국 단기금융시장의 경색이라는 변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결정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예상한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일주일 전 90%에서 17일(현지시간) 현재 52%로 급락했다. 금리를 내릴 확률이 거의 반 토막 났다.

 

이유는 미중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크고 미국경제가 아직은 견조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중무역협상에서 어느 정도 성과만 내더라도 그동안 걱정되던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미국경제는 거의 유일하게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성장이 견조한 가운데 실업률은 50년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약간 둔화하는 제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여기에다 연준의 최근 입장도 비둘기파라고 하기는 애매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중간 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일시적 침체가 우려될 수도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보험의 성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 후 달라진 것은 무역전쟁 중인 미중 양국이 협상테이블에 안게 된 것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테러의 경우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이달 말까지 시설복구가 완료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미국 내에서 벌어진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은 이번 FOMC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 연준이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이 거래되는 단기 자금시장에 750억 달러에 달하는 단기유동성 공급에 나섰기 때문이다.

 

레포 금리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벗어나지 않도록 돼 있다. 그런데 지난 13일 2.14%에서 16일 2.25%로 상승했다.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2.00~2.25%로 정해져 있는 만큼 연준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나선 것이다.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된 이유는 미국 행정부의 채권 발행 급증과 연준의 운영이 경직성으로 좁혀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크게 늘어났던 연준의 자산규모가 양적축소정책에 따라 상당히 줄어든 상태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의 규모도 상당히 줄어들어 금융기관 및 기관 간 단기자금거래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시장은 중앙은행들이 통상 공개시장조작용으로 활용하지만 연준은 지난 2008년 이후 이 시장에 개입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FOMC가 연준의 자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럴 경우 연준의 자금이 시중에 공급됨으로써 사실상 양적완화가 다시 단행되는 셈이어서 증시에는 도움이 된다.

 

다만 연준이 양적완화까지 단행하면서 동시에 기준금리까지 인하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페드와처들은 전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계속 존재하지만 확률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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