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경제상황 좋아도 기준금리 인하 유력한 이유는?

연준 주요 인사들 연이어 금리 인하하겠다는 의사 밝히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 대비 경기하강 가능성 막기 위한 선제 조치 차원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보다 좋은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그널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오는 30~31일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존 윌리엄스 뉴욕연준 총재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총재 등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연이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들은 경기 침체를 알리는 명확한 신호가 없다고 할지라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기업의 신뢰가 하락하고 인플레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최근 뉴욕의 한 학술회의에 참석해 "재앙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낫다"며 "경제적 고통이 처음 나타나자마자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밝혀 중앙은행의 선제적 조치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리다 부총재도 최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리를 극적으로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된다"라면서 "데이터가 결정적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데이터가 호조를 보일지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뜻을 밝혔다.

연준은 최근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 북'를 통해 "지난 5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 경제가 완만한(modest) 속도로 성장했다"며 미국경제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과 물가 문제도 상당히 호전되고 있어 이를 근거로 FOMC 회의가 진행된다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연준 최고위 이사들이 경기하강가능성을 막기 위한 '보험'이라는 근거로 선제적 금리 인하조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상당히 유력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처럼 금리 인하로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배경에는 막연하게 보험성이라는 이유만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내 투자와 소비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연준 이사들이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세를 대폭 높였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대폭 오르지 않고 있다면 물건을 덜 사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장기간 확장사이클을 보였던 미국경제가 미중 무역전쟁과 관계없이 내년에는 어떤 형태로든 수축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컸던 만큼 막연한 보험 개념이라기보다는 선제적 예방조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굳이 보험이라는 용어를 썼던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매우 큰 리스크가 가져올 경제적 파장이 일단 시작되면서 퍼펙트 스톰과 같은 상황을 일으킬 것을 우려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jbl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