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죽은 제약업계, 하반기 '임상 이벤트'로 분위기 반전될까?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美 FDA 허가심사 착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김민지 기자] 올 들어 연이은 악재로 홍역을 치른 국내 제약업계가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 품목허가 소식과 임상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주요 업체들의 임상 결과와 미국 허가 소식 등 침체된 분위기를 급반전시킬 대형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다양한 임상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올해 글로벌 중추신경계 치료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다. 뇌전증(간질)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동안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판매허가 신청까지 자력으로 진행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임상 시험을 모두 마치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판매 승인 여부는 올해 11월 결정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로 미국 시판 허가를 획득할 경우 현지에서 직접 판매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지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 판매를 맡게 된다.

SK바이오팜 측은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약 10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쳐 올해 11월쯤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보유한 ‘세노바메이트’ 의 글로벌 라이선스 가치는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도 올 하반기 다수의 글로벌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진행 중인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올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항암신약 등 기존 치료제가 없는 분야에서는 임상 2상 결과 만으로도 시판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도전한다. 중국은 전세계 폐암 환자의 40% 이상이 거주 중인 세계 최대 폐암 치료제 시장다.

최근에는 단장증후군 치료 바이오 신약으로 개발 중인 ‘LAPSGLP-2 Analog’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동일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 허가 승인시 7년간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FDA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과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 스케줄이 가장 앞서 있다"면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시장 기대치
는 각각 1조756억원, 73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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