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집 마련하려면 '역(驛)발상' 필요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최근 주택시장은 상승론자와 하락론자 간 주장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상승론자들은 '바닥론'을 거론하며 아파트값이 앞으로 오를 거란 장미빛 미래를 언급하고 있다. 하락론자들은 집값이 더 오를 만한 요소들이 부재한 까닭에 하반기부터 집값은 다시 떨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실제 통계 지표들은 어떨까?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 2개월동안 △서울 0.08% △경기도 0.17% △인천시 0.11% 상승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5월부터 소폭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바락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거래량은 점차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만3262건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5월 1만1687건 △6월24일 현재 3626건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6월은 월말인데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입주물량은 증가세다. 리얼투데이 자료에 따르면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수도권 입주물량은 총 9만2877가구다. 오는 2023년까지 수도권에는 36만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지역별로는 △서울 8만4115가구 △경기 23만16가구 △인천 4만7688가구가 예정돼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들이 지속되는데다 3기 신도시도 곧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수도권에 공급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하락론자들은 집값이 더이상 상승할 여력이 없다고 내다보는 경우도 있다.

내 집 마련을 고려한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이 8억 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이 값을 치르기에는 버거운 현실이다. 아파트값이 상승했을 때나 떨어졌을 때 시장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금성이 강한 아파트들이 많은 곳은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강조되는 것이 저평가 지역 내 역(驛)세권이다. 당연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조건이다. 지하철이 관통하는 서울 외곽지역들은 꾸준한 수요층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금융위기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일 때 서울 역세권 지역들의 아파트값은 -0.12% 떨어진 반면 서울 비역세권 아파트값은 -3.88%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세권 아파트는 평균 -0.31%, 비역세권 지역은 -1.9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안정적인 저평가 지역 내 역세권 아파트를 눈 여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서울 내 주요 업무지구를 40분 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인데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보다 저렴한 수준인 곳들은 많지 않다. 서울 강북권에 있는 도노강 3개구와 의정부, 고양 등 위성도시들 정도다. 이 지역들 중에서도 주요 업무지구를 지나는 1·3·4·7호선이 지나는 역세권은 비역세권에 비해 아파트값이 높은 편이다. 다만 주요 지역에 비해 가격적으로 부담이 적고 역세권 입지로 수요층이 두텁다는 게 장점이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은 불투명한 시장 상황 속에서 한쪽으로 편승하기보단 보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내 자금여력에 맞으면서 출퇴근과 정주여건이 뛰어난 주거공간을 찾는 것이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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