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2분기…주요 IT 기업들 적자·실적쇼크 예상

미중 무역분쟁 등에 실적 불안감 확산…주요 기업 실적 예상치 시시각각 악화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2분기 뿐만 아니라 올해 실적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2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란 예상이었지만 불확실성이 업황을 짓누르면서 내년께나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8곳이 최근 3개월새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됐다.

먼저 시총 1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463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6.6%나 감소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274억원으로 57.7%나 급감했다.

끝을 모르는 D램 가격 하락세가 주요 원인이다. 지난 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3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 하락폭을 당초 전분기 대비 10%에서 10~15%로 조정했다.

올초만해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기존 전망을 모두 뒤엎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고강도 제재 등 미중 무역 전쟁 심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줄어들면서 반도체 업계는 업황 회복 시점을 연말 또는 내년초까지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이 반도체 수요 둔화를 유발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 제재는 반도체 수요 공백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연구원은 "서버를 포함한 고객사 메모리 구매 지연으로 2019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도 TV를 담당하고 있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부와 스마트폰을 담당하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의 부진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HE와 MC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HE는 QLED 진영과 마케팅 경쟁 심화, 달러화 강세 등 부정적인 환율 여건으로 2분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예상치가 시시각각 악화하고 있다. 3개월 전만해도 2분기 영업적자가 9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최근 25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김운호 연구원은 "POLED와 관련된 약 4000억 원 수준의 규모의 부실을 모두 처리하면서 영업적자 규모가 악화될 것"이라면서도 "LCD 패널 가격의 상승효과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악화 등 국내 기업들의 대외환경이 악화일로에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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