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달러 투자 신중해야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올해 5월부터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원화 약세가 더욱 달러 수요를 부추겼다.

우선 미중 무역전쟁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달러 인덱스가 상승했다. 또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가 타격을 입고 더욱 어려워 질것으로 보았고 그로 인해 달러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한 몫 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을 포함한 10개 신흥국 통화로 발행된 채권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도 심리적 불안을 야기시켰다.

다만 최근 들어 환율 상승세가 강한 저항을 받다가 위안화 약세와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부분 사람의 심리는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자산 중 급하게  가격이 상승하는 자산의 가격은 끝없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미국 달러화가 그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금 사지 못하면 더욱 상승해 손해 볼 것 같은 뭔가 불안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올해 4월 중순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 박스권 등락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 1200원대에 근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결과 달러 자산에 관심이 없었던 투자자들까지 달러를 매수하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환율 역시 어떻게 될지 논리적으로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예상대로 맞아 떨어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왜냐하면 너무나 많은 시장 참여자가 있고 수시로 변하는 정치 경제적 요인들이 반영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급등한 환율의 과거 흐름을 되새겨 보자. 지난해 4월 6일 원·달러 환율 매매기준율이 장중 1054원이었다. 그때 환율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로 인해 900원대 환율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관점에서 볼 때 그 예상에 대한 결과는 어떤가? 예상의 반대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예상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추어 집중 투자했다면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2017년 중반기 이후 한 고액자산가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에 고액을 투자한 경우가 있었다. 투자금액은 300만달러였는데 투자한 외화 자산의 평균 매입환율은 1120원 정도였다.

해당 외화 일단 ELS는 조기상환됐으나 환율의 하락으로 인해 원화 자산으로 환산했을 때 실질적인 수익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또 다른 자산가는 현재 환율이 10년 평균 환율보다 낮다고 생각되면 환전해서 외화 보통예금 통장에 입금한다. 어느 정도 적립되면 ELS 등 투자 상품을 통해 투자자산 고유의 수익과 환차익을 얻어간다. 

그는 작년 11월에 투자하면서 투자 수익률 연 4%와 환차익까지 포함해 8% 가량의 수익을 얻는 성과를 냈다.

앞으로 환율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 알 수는 없으나 환차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지금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10년 정도 환율을 유심히 살펴보면 지금보다 높은 적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조만간 달러 자산이 필요한 경우는 조정될 때마다 조금씩 분할 매수해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매월 달러를 분할 매수할 수 있는 달러 적립보험, 단기채에 투자하는 달러 채권펀드, 기초자산의 가격변화에 따라 특정 수익을 미리 확정하는 달러 ELS, 안정적인 외화예금 등이 적절하다. 본인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길 권한다. 

seilen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