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설비투자 활성화로 '혁신성장' 발판 만들자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최근 설비투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증가율이 -9.1%로 속보치 –10.8%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설비투자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오던 수출 경기마저 먹구름이 드리우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2019년 1분기 –19.5%를 기록하는 등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실제 설비투자가 장기적인 균형 수준에서 벗어난 정도를 나타내는 설비투자 갭률도 2019년 1분기 들어 마이너스 폭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제조업의 경기 부진으로 설비투자가 좀처럼 살아나기가 힘들 전망이다. 제조업 경기는 출하 및 재고 순환도로 보면 둔화·하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 출하증가율이 2017년 4분기 이후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긴 하나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재고 증가율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의 주요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액 증가율과 자본재수입액 증가율도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설비투자전망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기준점인 100포인트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투자 심리도 여전히 냉각 상태다.

향후 설비투자 수요를 살펴보기 위해 생산증가율과 생산능력 증가율의 격차인 설비투자조정압력을 계산한다. 플러스 값을 가지면 향후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이고 마이너스 값이 나오면 향후 설비투자 여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생산과 생산능력이 모두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설비투자조정압력은 2월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이는 가까운 시일 내 제조업 설비투자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시사하고 있다.

한편 각 산업별 경기 진단과 설비투자 조정압력 지표를 가지고 주력 제조업별로 설비투자 여건을 살펴본 결과 회복 국면에 위치한 산업은 조선, 석유화학, 철강 산업에 불과하다. 반면 설비투자가 둔화 혹은 하강 국면에 위치한 산업은 자동차, 정밀기기, 전자, 화학 기계 산업 등 대부분 산업의 설비 투자 여력이 낮은 상황이다.

현재 국내 주력 제조업의 설비투자 부진 강도가 심해지고 있어 향후 개선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설비투자 침체 정도가 완화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있다.

특히 설비투자지수와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수입액 증가율은 최근 마이너스 폭이 감소하면서 미약하나마 침체 강도가 완화되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의 설비투자 침체를 방어하기 위해서 투자촉진을 위한 대책이 현시점에서 절실해 보인다. 기업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국내 고용 및 성장세 회복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성장 잠재력 또한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첫째, 내수 경기 진작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 설비투자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설비투자 촉진을 위해 금융 및 세제상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출 경기의 악화 및 대외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응하는 수출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셋째, 규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내 기업의 투자 확대 및 기업가 정신을 제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 성장 전략의 중요한 축인 '혁신성장'이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향후 경기 회복에 대응한 선제적인 투자 확대 가능성도 고려하면서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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