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DT혁명⑥]농협은행 올원뱅크 고도화…4차 산업혁명 기술 전사적 도입

편의성 무기로 '올원뱅크', 사용자 증가세 가팔라
NH빅스퀘어·RPA 등 신기술 은행 업무 본격 도입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은 생존문제와 직결된다. DT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지털 인재확보 경쟁 또한 치열하다. 핀테크 랩(Lab) 운영을 통한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의 '협력적 경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은행권 DT혁명' 시리즈를 통해 은행권의 DT 현황과 향후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갖고 디지털 금융기업으로의 성공적 전환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혁신을 통한 초격차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비전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뱅크 혁신 △디지털 신사업 도전 △디지털 운영 효율화 △디지털 기업문화 구현 등을 제시했다.

현재 농협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는 지속적인 고도화 작업을 통해 400만 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했다. 더 나아가 올원뱅크는 편의성 등을 무기로 서비스 지역을 베트남 등으로 넓히고 있다. 농협은행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관심사다.

◇올원뱅크 400만 가입자 육박…베트남에서도 서비스

올원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수 3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 5월 말 현재 370만 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방문자수는 전년 대비 2.7배나 증가한 995만 명에 달한다.

이미 간편송금 건수 및 연간 간편송금액은 각각 660만 건, 10조 원을 돌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원뱅크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아도 1일 30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인정받으며 가입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올원뱅크의 실이용자 비중은 78%에 이른다. 전체 가입자의 41%가 '2030세대'라는 점도 '유스(Youth)' 고객 확보 차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대훈 은행장(가운데 빨간색 플랜카드)과 남영수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가운데 파란색플랜카드)이 지난 4월 19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갖고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올원뱅크는 AI 기술에 기반에 둔 '올원상담봇', '음성뱅킹'을 확대 개발하고 패턴인증 등 안전한 간편한 인증방식을 다양화하는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또 올원뱅크 전용 금융상품, 모임서비스 및 올원뱅크 전용 포인트 '올원캔디'를 신규 출시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도 적극 선보이고 있다. 다이렉트보험 간편설계를 비롯해 올원뱅크 내 농·축산물 특가상품 전용관 구축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확대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올원뱅크가 베트남 등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원뱅크 베트남(AOB)은 계좌 잔액 및 거래 내역 조회 기능을 비롯해 하노이 지점 계좌 간 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1월엔 금융권 최초로 '베트남 QR결제'도 선보였다. 현지 제휴 회사인 VIMO JSC와 가맹점 계약이 된 식당, 마트, 호텔 등에서QR코드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AOB는 향후 한국어 버전 출시 및 전자지갑 서비스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빅데이터·AI등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극대화

 

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의 활용도를 높여나가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구축한 'NH빅스퀘어'는 빅데이터 활용의 대표적 사례다. '농협은행 내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가 모여 있는 장소'라는 뜻의 NH빅스퀘어는 비정형·대용량 데이터를 저장 및 분석하고, 머신러닝 및 시각화 분석까지 가능한 농협은행의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그간 분석이 어려웠던 음성의 문자 전환시스템(STT), 고객의 소리(VOC), 웹 및 앱 로그기록 등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NH빅스퀘어는 2200만 유효고객의 3년 치 데이터를 통합하고 빅데이터 실적용 사례를 만들기 위해 5가지 분석 모형을 개발했다. 농협은행은 취업·결혼·은퇴 등 특별한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제시 등을 통해 소비자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선 내년까지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1000명 이상 양성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가계여신, 기업여신 및 카드 등 주요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했다. RPA는 사람이 수행하던 반복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가 자동화해 고부가 가치의 업무에 사람이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농협은행은 △개인여신 자동기한연기 △카드가맹점 계좌 검증 △비대면 카드심사 △기업체 휴폐업 정보 조회 등의 7개 프로세스에 이 기술을 적용했는데, 향후 RPA의 영역을 재무, 내부통제, 외환 등 본점 업무에 도입할 계획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4월 8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NH디지털혁신캠퍼스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한편 농협은행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디지털연구·개발(R&D) 겸 핀테크 육성을 위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을 설립했다. 디지털R&D센터와 핀테크혁신센터를 합한 공간으로 1기 입주 대상은 33개 스타트업이다.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 사업모델 발굴 효과가 기대된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가 미래 금융생태계의 중심이자 농협금융 디지털전환의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며 "입주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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