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갖고 디지털 금융기업으로의 성공적 전환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혁신을 통한 초격차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비전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뱅크 혁신 △디지털 신사업 도전 △디지털 운영 효율화 △디지털 기업문화 구현 등을 제시했다.
현재 농협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는 지속적인 고도화 작업을 통해 400만 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했다. 더 나아가 올원뱅크는 편의성 등을 무기로 서비스 지역을 베트남 등으로 넓히고 있다. 농협은행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관심사다.
◇올원뱅크 400만 가입자 육박…베트남에서도 서비스
올원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수 3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 5월 말 현재 370만 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방문자수는 전년 대비 2.7배나 증가한 995만 명에 달한다.
이미 간편송금 건수 및 연간 간편송금액은 각각 660만 건, 10조 원을 돌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원뱅크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아도 1일 30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인정받으며 가입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올원뱅크의 실이용자 비중은 78%에 이른다. 전체 가입자의 41%가 '2030세대'라는 점도 '유스(Youth)' 고객 확보 차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대훈 은행장(가운데 빨간색 플랜카드)과 남영수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가운데 파란색플랜카드)이 지난 4월 19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갖고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
올원뱅크는 AI 기술에 기반에 둔 '올원상담봇', '음성뱅킹'을 확대 개발하고 패턴인증 등 안전한 간편한 인증방식을 다양화하는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또 올원뱅크 전용 금융상품, 모임서비스 및 올원뱅크 전용 포인트 '올원캔디'를 신규 출시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도 적극 선보이고 있다. 다이렉트보험 간편설계를 비롯해 올원뱅크 내 농·축산물 특가상품 전용관 구축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확대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올원뱅크가 베트남 등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원뱅크 베트남(AOB)은 계좌 잔액 및 거래 내역 조회 기능을 비롯해 하노이 지점 계좌 간 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1월엔 금융권 최초로 '베트남 QR결제'도 선보였다. 현지 제휴 회사인 VIMO JSC와 가맹점 계약이 된 식당, 마트, 호텔 등에서QR코드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AOB는 향후 한국어 버전 출시 및 전자지갑 서비스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빅데이터·AI등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극대화
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의 활용도를 높여나가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구축한 'NH빅스퀘어'는 빅데이터 활용의 대표적 사례다. '농협은행 내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가 모여 있는 장소'라는 뜻의 NH빅스퀘어는 비정형·대용량 데이터를 저장 및 분석하고, 머신러닝 및 시각화 분석까지 가능한 농협은행의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그간 분석이 어려웠던 음성의 문자 전환시스템(STT), 고객의 소리(VOC), 웹 및 앱 로그기록 등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NH빅스퀘어는 2200만 유효고객의 3년 치 데이터를 통합하고 빅데이터 실적용 사례를 만들기 위해 5가지 분석 모형을 개발했다. 농협은행은 취업·결혼·은퇴 등 특별한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제시 등을 통해 소비자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선 내년까지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1000명 이상 양성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가계여신, 기업여신 및 카드 등 주요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했다. RPA는 사람이 수행하던 반복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가 자동화해 고부가 가치의 업무에 사람이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농협은행은 △개인여신 자동기한연기 △카드가맹점 계좌 검증 △비대면 카드심사 △기업체 휴폐업 정보 조회 등의 7개 프로세스에 이 기술을 적용했는데, 향후 RPA의 영역을 재무, 내부통제, 외환 등 본점 업무에 도입할 계획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4월 8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NH디지털혁신캠퍼스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
한편 농협은행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디지털연구·개발(R&D) 겸 핀테크 육성을 위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을 설립했다. 디지털R&D센터와 핀테크혁신센터를 합한 공간으로 1기 입주 대상은 33개 스타트업이다.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 사업모델 발굴 효과가 기대된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가 미래 금융생태계의 중심이자 농협금융 디지털전환의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며 "입주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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