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이은 안전사고로 하반기 실적 회복 '불투명'

한화 대산공장·한화토탈 2월 이어 또다시…"신뢰도 하락 불가피"

지난 17일 오후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공장 내 옥외 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안전사고에 휘말리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2월 한화그룹의 대전공장 폭발사고에 이어 한화토탈 서산공장의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해 당분간 신뢰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18일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스틸렌모노머 등으로 추정되는 유증기가 2차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증기를 마신 주민과 근로자 600여명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안구 통증 등 증세를 보였다.

이에 노동청은 한화토탈 SM 1공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탱크 내부 온도가 올라간 이유를 조사 중이다. 환경부와 노동청은 탱크에 남아 있는 유해물질을 제거토록 명령했다.

SM은 30도 아래로 내려와야 기화되지 않고 외부로 빼낼 수 있어 회사 측은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5∼6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충남 서산시 서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에서 고용노동부, 한국환경공단, 서산시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반 회의를 열었다. 23일부터는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 현장 조사를 시작한다. 현재 서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직원들이 한화토탈 사고 탱크를 감시·관리하고 있다.

한화토탈 대산공장은 지난 2월에도 화염이 발생해 근로자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압출기 드럼 청소를 위해 상단뚜껑을 여는 순간 화염이 일어나, 당시 근로자 3명은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권혁웅 한화토탈 사장은 "서산시 소방관계부처의 협조 아래 추가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해 탱크 발열을 정상화하고 유증기 유출을 차단하겠다"며 "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가동을 정지했고,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2월에는 한화그룹 대전공장에서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져 지금까지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지난 20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한화 대전공장이 낸 화약류 제조시설 작업중지 명령 해제요청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노동청 관계자는 "이달 초 한화가 제출한 사용승인 제출서의 구체적인 대책들이 미흡했다"며 "단기·중장기 개선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근로자들에게 한 번 더 확인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연이은 안전사고로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저조할 전망이다.

한화의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8786억원, 영업이익은 121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3%, 83.5% 감소했다. 그중 방산 부문의 매출액은 2389억원, 영업이익은 121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2%, 89.3% 급감했다.

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한화 대산공장 사고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기계부문 사업양도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연결 부문에서도 한화생명 투자부문 손실이 약 780억원 규모로 발생해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3분기부터 한화 대산공장 가동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는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한화토탈 서산공장의 유증기 유출 사고로 하반기 실적 개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한화의 실적 정상화가 기대됐지만 또다시 한화토탈 서산공장에서 사고가 나며 대책에 따른 지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현재 한화토탈의 늑장 신고 논란 및 연이은 사고로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난무한 가운데 실적뿐만 아니라 신뢰도 회복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