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시장, 아직 성장 초기단계…'프리미엄'으로 진화

2010년부터 연평균 23%씩 성장…올해 25% 성장한 5조원 예상
시니어 등으로 고객층 확대 …관련 업체들 대규모 시설투자 나서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식품업계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면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HMR 시장이 아직 성장 초입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한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유통교육원 등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연평균 23%씩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4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간편식 제품이 1인 가구를 위한 즉석밥, 레토르트 식품 등에 한정돼 한 끼를 때운다는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제대로 된 한 끼의 의미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는 간단한 한 끼를 넘어서 안주나 시니어 층을 위한 HMR 제품을 내놓고 있다. 또한 유명 셰프, 맛집을 내세운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췄던 HMR 시장이 점차 타깃 층을 확대하면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밀키트 '쿡킷'. 사진=CJ제일제당

특히 최근에는 CJ제일제당이 밀키트(Meal kit) 상품을 내놓으면서 HMR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진화했다. 밀키트란 손질을 끝낸 식재료와 조미료, 레시피를 한 데 담은 간편식으로,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준다.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 GS리테일의 '심플리스쿡', 현대백화점의 '셰프박스' 등이 진출한 밀키트 시장에 최근 CJ제일제당이 '쿡킷'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과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1인 가구 위주, 간편함과 가격 경쟁력만을 강점으로 삼았던 HMR 제품이 점차 시니어층, 고품질, 프리미엄 가격대를 타겟팅하면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활발하게 HMR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몇 년간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HMR 시장은 음식료품 중 유일하게 성장한 시장"이라며 "한국의 HMR 시장은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도 다양한 HMR 제품을 내놓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식품생산기지를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고 롯데푸드는 내년까지 경북 김천공장에 930억원을 투자해 HMR 생산 라인을 증축한다. 신세계푸드도 올 하반기 가동되는 오산2공장에서 700억원어치 규모의 식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조 연구원은 "HMR 시장은 여전히 성장 초입 국면에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1인 가구의 증가 외에도 편의와 가사 노동의 효율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시니어층까지 고객 층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 측면에서도 대다수의 식품업체들이 HMR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25% 성장한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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