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환손실 영향에 1Q 영업익 '저조'

대한항공, 매출은 여객 수요 늘며 1Q 사상 최대
아시아나, 영업익 약 90% 급감…회계기준 변경 영향 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분기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이 커 전년 대비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증가한 3조498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34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대형항공기의 정비 주기에 따라 정비비가 늘어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1118.1원에서 3월 말 1137.8원으로 높아져 환손실이 발생한 것도 영업이익을 하락시켰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1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며 안정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영업구조를 구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매출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로 미주-아시아 노선의 탑승률이 작년보다 3% 늘어나는 등 여객 수요가 늘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달러강세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 발생 영향에 적자로 전환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20.0% 하회했다"며 "화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고 비용 가운데 정비비가 48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방 연구원은 "2011년부터 도입했던 A380 등 대형기의 정비 사이클이 도래한 여파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배럴당 평균 54달러를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3월말부터 상승세로 전환했고 4월 이후 지속적으로 배럴당 60달러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의 유류비 상승이 예상된다"며 "JV 효과에 따른 미주노선 탑승률 상승, 5월 황금연휴와 더불어 6월부터 시행 예정인 중·단거리 국제선 일등석 축소(기존대비 30%만 운영) 영향에 전체 국제선 탑승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2분기부턴 대한항공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안정화와 전체 국제선의 탑승률 및 일드 증가가 지속됨에 따라 대한항공의 실적은 2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최근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훨씬 컸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급감한 7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조7232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했고 당기순손실은 89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여객 부문은 유럽과 중국 노선이 호조를 보였으나, 항공 화물 부문에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IT 수출 기업의 물량 감소로 매출과 수익성이 줄었다.

올해부터 운영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1분기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895%로 치솟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를 많이 활용하는 만큼 운용리스 부채를 새롭게 계상하면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및 감가상각비용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다만 회사측은 지난 4월 채권은행의 자금지원 계획에 따라 영구전환사채 발행과 기존 전환사채의 전환 등 자본 확충이 진행됐으며, 향후 예정된 영구전환사채 1000억원의 추가 발행이 완료될 경우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분기 대비 400~500%포인트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신기재 도입(A350 및 A321 NEO)을 통해 기재경쟁력을 강화하고 연료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희망퇴직 및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 비수익 노선(사할린, 하바로프스크, 델리, 시카고) 운휴, 퍼스트 클래스 폐지, 몽골·중국 등 신규 노선 운영 등의 다양한 방안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많이 하회한 수준"이라며 "수익성 하락의 주요인은 비용구조 악화 때문이다. 중국 및 중·장거리 노선 회복으로 외형 성장 유지는 가능하며 향후 여객 부문의 항공수요 증가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진행되는 매각 절차라는 큰 이슈가 있기에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고자 희망퇴직 및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 비수익 노선 운휴, 퍼스트 클래스 폐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기에 1분기보다는 개선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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