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열띤 경쟁'

대규모 투자 및 수주…하반기 국내 배터리업체 수요 확대 기대

사진=LG화학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을 놓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별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가 하면 수주 활동도 활발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에 신규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출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신규 공장에 총 5799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주량 증가에 따라 중국 창저우 공장에 이어 추가로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신규 배터리 공장 부지와 규모 등 세부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 헝가리 코마롬에 첫 전기차 배터리 해외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선 이후 누적 투자 금액만 약 5조원에 달한다. 헝가리 코마롬 공장은 유럽 거점 역할을 하며, 미국 조지아 공장은 미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중국 합작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장쑤성 창저우시 내 최첨단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이번에 신규 공장 건설에 나선 것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미국 조지아, 중국 창저우 등 공장을 모두 가동하는 2022년에 4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때까지 60GWh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번 중국 신규 공장을 포함해 추가적인 공장 건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및 소재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2021년에 배터리 사업분야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수주가 매출로 시현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사진=SK이노베이션

지난 15일 LG화학이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볼보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볼보자동차그룹이 올해부터 신차는 전기자동차만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형 프로젝트일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모듈형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되는 볼보와 폴스타의 전기차 차세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폴스타는 2017년 볼보자동차그룹이 런칭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다.

볼보자동차그룹은 2020년대 초 차세대 중대형 전기차에 적용되는 모듈형 플랫폼 'SPA2'를 선보일 예정이며, 소형차 전용 모듈형 플랫폼으로는 CMA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LG화학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드, 볼보, GM, 르노,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치 상위 20개 중 13개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계약은 1990년대초부터 30여년에 걸쳐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생산, 품질 등 전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얻게 된 의미있는 성과"라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선 하반기부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한국 및 글로벌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으로 화학 시황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국내 배터리업체에 유리한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어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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