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로 만든 캔버스에 새겨진 한폭의 수채화 '동국제강 컬러강판'

국내 최초 컬러강판 도입…우아한 철강제품 생산 매진
'N0.10CCL' 증설 추진…다양한 디자인과 패턴으로 지배력 확대

동국제강 부산공장 전경. 사진=동국제강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일반적으로 '철'이란 이미지를 떠올리면 딱딱하고 무거운 건축재료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각양각색의 컬러강판이 생산되고 있고 이들 컬러강판을 사용한 각종 전자제품이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일 방문한 동국제강 부산공장은 1962년 설립된 연합철강공업이 전신이다. 연합철강공업은 2004년 동국제강이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유니온스틸로 사명을 변경했고, 이후 동국제강에 흡수통합됐다. 국내 최초로 냉간압연강판을 생산해 50여년간 표면처리강판 제작에 집중해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토대로 컬러강판을 생산,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컬러강판을 수출하고 있다.

◇ 경비동부터 남다른 공장입구…3D강판도 제작


동국제강의 부산공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동국제강이 지난 2017년 처음 주최한 '제 1회 럭스틸 건축 공모전' 대상팀이 설계한 경비동이었다.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인 '럭스틸'로 설립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경비동을 지나 처음 방문한 곳은 쇼룸이었다.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인 럭스틸과 앱스틸 외에 최근에 선보인 잉크젯 프린트강판까지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모든 제품들의 샘플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일반 전시회나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소개영상도 있어 부산공장의 공정처리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쇼룸에서 나와 하이베이공장(PLTCM연속산세압연라인)에 들렀다. 10일은 한 달에 한 번 라인점검을 하는 날이라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곳은 컬러강판 단일공장 라인 중 최대 규모로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거칠고 불규칙한 철의 표면을 일정하게 만들어 주는 세척 과정을 거치는 곳이기도 하다.

1차 냉연제품이 나오는 과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두께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예를들어 두께가 3mm인 열연강판이 대형롤을 지나면 0.3mm 두께로 얇아져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하이베이공장에서 나와 5CGL(용융아연도금라인)공장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부산공장 CGL라인 중 최대 규모로 연산 4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3mm에서 1600mm까지 다양한 제품을 도금할 수 있는 곳으로 3분 안에 모든 열처리를 완료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합금화 용융아연도금강판이나 갈바륨강판 등 다양한 용도의 강판을 제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9CCL(착색도장라인)공장이었다. 201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곳으로 기본 코팅제품은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알루미늄을 3.2mm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국내에서 3mm대로 컬러코팅된 제품을 만드는 곳은 동국제강 부산공장이 유일하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엘시티 건물도 이곳에서 제작된 강판이 사용됐다. 럭스틸의 프린트를 만드는 라인으로 필름에 붙이는 라인도 각각 다르다. 3D제품도 생산된다.
 
동국제강 컬러강판 브랜드인 럭스틸·앱스틸.

◇ 업계 최초 컬러강판 도입…'럭스틸·앱스틸' 주목

동국제강 부산공장의 주력제품인 '럭스틸'과 '앱스틸은' 우아한 패턴과 색상을 가진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브랜드다.

과거 유니온스틸의 프린트 공법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디자인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건축의 내·외장재에선 나오지 않던 색감과 질감으로 제작돼 현재 냉장고, TV, 세탁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앱스틸은 세계 각국의 현지 문화를 고려해 디자인과 색상을 적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인도에선 꽃무늬를 많이 선호해 꽃무늬 디자인 제품을 많이 제작하고 있으며, 인도 현지 디자이너를 따로 고용해 인도 문화에 맞는 앱스틸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또 2008년에는 멕시코, 2012년 인도, 2013년 태국에 각각 코일센터를 설립해 세계 가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고품질 가전용 컬러강판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국제강 부산공장 관계자는 "국가별로 문화와 정서가 다르기에 이에 맞는 패턴과 색상을 가진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차별화를 통한 영업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이 사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여년에 걸친 연구로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강판' 기술을 컬러강판에 입히는데도 성공했다. 사진을 종이에 인화하듯 강판에 무늬를 인쇄한 것이다. 컴퓨터에 연결된 4~7색 잉크를 자동 조합해 강판에 분사, 고객 주문에 따라 해상도와 다채로운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부산공장 내부에도 곳곳에 잉크젯 프린트강판으로 만든 직원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추가 생산라인인 No.10CCL 증설 추진을 앞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부산공장 A동 유휴부지에 추가 라인이 들어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달 중순쯤 추가 생산라인 추진을 확정하면 1년 내 No.10CCL 공장이 설립될 예정이다.

동국제강 부산공장 관계자는 "국내 컬러강판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양적·질적 성장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디자인과 패턴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힘써 더 나은 100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5CGL·9CCL 공장 내부 모습.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