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전자 계열, 적자 확대·재무 악화에 신용도 급추락

공격 투자에도 성과없어…LG전자 차입금 10.9조 시가총액의 80%
LG디스플레이 부채비율 123% ·LG이노텍 172%…실적 개선 요원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LG그룹의 주력 기업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시련이 찾아왔다. LG전자내 스마트폰(MC) 부문과 전장(VC) 부문의 경우 적자 탈출이 요원해보이는데다, LG룹내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LG디스플레이도 앞날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안의 스마트폰 및 전장사업부문과 LG전자 등에 부품을 제공하는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내 전자 관련 사업들이 올 1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부문은 올 1분기 2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360억원 영업손실)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16분기 연속 적자다. 작년 7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스마트폰 부문은 올해에도 비슷한 적자 규모가 예상된다. 전자내 전장 부문도 154억원 적자를 보이면서 수분기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LG이노텍도 11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상반기 적자를 경험한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도 1320억원 적자로 우울하게 시작했다.

그룹내 전자 관련 부문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그룹 안팎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LG전자내 가전 부문을 제외하면 사실상 그룹내 전자 관련 대부분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 당분간 실적 개선 어려울 듯

문제는 당장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에서 반전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먼저 스마트폰은 생산능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적자를 거듭하면서 사업 효율화를 위해 생산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국내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키로 결정했다.

LG전자는 한국,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마트폰 생산 능력을 해마다 줄이고 있다. 2016년말 기준 생산 능력은 8318만대였지만 2017년말 6722만대, 작년엔 2016년 대비 절반 이하인 3867만대까지 떨어졌다.

생산능력 저하와 함께 시장 점유율도 하락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LG전자 스마트폰의 세계시장 점유율(금액기준)은 1.7%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스마트폰시장 점유율도 14.3%로 애플(16.7%)에 밀린 3위에 그쳤다.

미래 사업으로 그룹내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전장 부문은 오히려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다.

SA에 따르면 세계시장점유율(금액기준)에서 LG전자의 텔레매틱스 점유율은 18.2%에 그쳤다. 2016년 23.6%에서 2017년 20.7%, 작년까지 해를 거듭할수록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주고객사인 LG전자와 애플 등의 부진이 뼈아프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판매량 악화에 올레드 패널 공급이 지지부진해지면서 LG디스플레이에 부담이 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G8 씽큐'와 'V50 씽큐 5G' 등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애플 아이폰이 3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하기까지 매년 실적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



◇ 공격적 투자에도 성과는 없어…재무 상태만 악화

LG그룹은 전자 관련 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 있지만, 높아진 차입금에 재무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신용도까지 추락 중이다.

LG전자는 작년에만 3500억원의 채권을 순발행하면서 채권발행 잔고가 총 4조9100억원으로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에만 3조원을 빌려, 총 차입금이 8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LG이노텍은 최근 3년간 채권 순발행액이 9600억원에 달한다. 그 결과 LG전자의 부채비율은 171.8%, LG이노텍은 172%까지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도 작년말 123%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좋았던 2016년 부채비율(85%)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수치가 악화됐다.

동종 기업간 비교를 해봐도 LG그룹내 전자 관련 계열사들의 재무상황은 안좋다. 삼성전자의 작년말 부채비율은 37%에 불과하다. LG이노텍과 경쟁하는 삼성전기도 부채비율이 74.8%다.

급격한 재무비율 악화에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강등됐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의 LCD 패널 과잉공급으로 인한 판가하락은 앞으로 3~4년 계속될 것"이라면서 "LCD 패널 수익 비중이 80%대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는 높은 수익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가 늘면서 LG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전자내 전장 부문도 자산의 대부분(90%)이 빚이다.

LG전자는 작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 지분 30% 인수하는데 1조4440억원을 들였다. 결과적으로 총차입금은 지난 2016년 8조7000억원에서 작년말 10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 규모는 9일 현재 LG전자 시가총액(12조1918억원)의 80%에 해당한다. 이후에도 예고된 투자액을 감안하면 재무상황은 시시각각 악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내 전자 관련 주요 부문과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는 투자비를 감당하지 못해 차입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jyi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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