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베트남⑤] 수은 하노이사무소, EDCF 통한 한-베 경협 첨병

베트남 11년 연속 EDCF지원 1위국…전체 20% 육박
2011년 정식 설립 후 베트남 경제성장 및 한국기업 진출에 도움

최근 한국과 베트남 간 교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부도 베트남을 신(新)남방정책 국가 중 핵심파트너로 꼽으며 경제에서 인적교류 분야까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금융회사들도 7000곳 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베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연 평균 6%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여기에 여전히 낮은 금융시장 침투율 등도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꿈틀대는 베트남' 시리즈를 통해 현지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및 양국 간 교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공전략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하노이(베트남)=세계파이낸스 오현승 기자]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대외협력기금(EDCF)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다. 수은 경협총괄본부가 EDCF 업무를 총괄한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산업화 및 복지 증진을 돕고 한국 기업의 프로젝트 참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EDCF 자금은 주로 25년 이상 장기로 원화 자금이 집행되며 연 0.01~2.5% 수준의 낮은 금리로 제공된다. 지난 2017년 말까지 세계 54개 개발도상국의 395개 개발사업에 대해 약 15조 9008억 원(승인 기준)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 중 베트남은 핵심 협력국이다. 경제적·외교적으로 중요성이 큰 국가이기 때문이다. 누적 승인액은 2조 9875억 원으로 11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2, 3위 수원국인 방글라데시(1조 3399억 원), 필리핀(1조 42억 원)을 합친 것보다도 지원 규모가 많다. 최근 타 수원국을 향한 지원규모가 확대되며 베트남의 비중은 다소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의 약 2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수출입은행 하노이사무소. 사진=오현승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소재한 수은 하노이사무소는 베트남 정부부처나 지방정부 등의 사업 수요를 파악하고 주요 사업에 금융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기자가 지난 10일 수은 하노이사무소에서 만난 김재화 소장은 "수은 하노이사무소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금융수요를 파악하고 인프라사업 관련 기업에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차관이 베트남의 발전에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연관성 높은 사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이 핵심 수원국인 만큼 수은의 베트남 진출도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 수은은 일찌감치 2006년부터 현지에 주재원을 두고 베트남 정부와 수은 간 유상차관 지원업무를 관리해왔다. 지난 2011년 5월엔 정식으로 하노이사무소를 정식 개소했다. 지난 1995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연계지원을 최초로 승인한 국가 역시 베트남이다.

 

현재 수은 하노이사무소엔 김 소장을 포함한 수은 본점 파견직원 4명과, 현지인 직원 3명 등 총 7명이 일하고 있다. 특히 현지인 직원들은 베트남 정부부처나 지방정부와 같은 사업 실시기관와 수은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전국에 소재한 사업장이 방대한 만큼 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현재 수은이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EDCF사업(승인 기준)은 65건에 이른다. 현재 전체 사업규모는 약 7억 달러로 타국 대비 월등히 크다. 특히 교통분야의 지원 비중은 약 6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김 소장은 "베트남은 여전히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대형 인프라사업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높은 국가"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은이 지원하는 개별 사업의 단위가 커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이전엔 보통 3000만~4000만 달러에 수준 지원 사업규모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사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 예로 지난 2015년 개통한'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의 경우 차관을 EDCF자금이 들어간 제7구간(9.3km)과 제10구간(9.2km)의 차관 규모는 각각 1억 달러였다. 수은 경협총괄본부 관계자는 "교량 등 가시성 높은 사업은 사업규모 자체가 큰 데다 베트남 등 개도국의 인프라 개발 수요가 커지면서 건당 사업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는 베트남 북부지역 경제개발을 촉진하고 하이퐁을 중심으로 중국 남동부지역과 아세안(ASEAN) 지역을 연결하는 물류허브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자가 만난 베트남 건설사 빈홈의 한 관계자는 "과거 3시간이 넘게 걸리던 하노이와 하이퐁 간 이동시간이 고속도로 건설 후 2시간, 짧게는 1시간 반까지 단축됐다. 북부 지역 내 이동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올해 1월 개통된 '흥하교량'역시 역시 베트남 북부 홍강 삼각지 지역의 경제발전을 앞당길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흥하교량 건설사업엔 총 1억 1700만달러의 EDCF 자금이 투입됐다.

호찌민 남서쪽 메콩 델타 지역 일부에서 진행 중인 '밤콩교량 건설사업'도 중요한 프로젝트다. 남부 베트남의 컨터와 동탑을 연결하는 다리로 사업규모만도 약 2억 3000만 달러에 이른다. EDCF 지원 최초로 사장교 형식의 특수교량이기도 하다. 일부 균열이 발견되며 교량 개통시기가 1년 넘게 연기됐지만, 베트남 교통부는 6월 초 쯤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동석한 최우영 수은하노이사무소 부부장은 "(밤콩교량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메콩델타 일대의 물류 편의성이 향상되고 지역 간의 연결성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밤콤교량 건설사업' 자료=수출입은행

현지 지원사업이 매번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토지보상과 이에 따른 사업지연 문제다. EDCF는 사업 자체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지만 토지수용이나 이주정착 등의 예산은 베트남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재정이 넉넉하지 않는 베트남 정부가 토지보상을 매끄럽게 매듭짓지 못하게 되면 사업을 따낸 한국기업은 공기 연장, 사업비 증가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앞선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사업도 이 같은 이유로 공기가 연장된 사례 중 하나다. 수은 하노이사무소 역시 사업심사 시점에서부터 토지수용 계획의 실현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살피고 있다.

 

한편 2017년 EDCF연차보고서는 1987-2016년 기간 중 교통 분야 EDCF 지원을 통해 베트남의 소득 증가, 빈곤율 감소, 노동생산성 증가, 경제성장률 증가 및 FDI 유입 효과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산업연관표를 통한 분석에서도 생산, 부가가치, 고용 등에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한국과 베트남 상호 간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의 차관이 베트남 발전상황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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