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악재 뒤섞인 코스피…불안한 상승세

풍부한 유동성, 시장에 상승동력 제공…부진한 기업실적은 '악재'
최대 잠복 변수는 美·中 무역협상…"타결 시 2300선대 진입 가능"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 코스피지수가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에 상승동력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악화, 미중 무역협상 등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적인 태도로 인한 풍부한 해외 유동성은 호재다. 반면 1·2분기 모두 기업 실적이 30% 가량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악재로 지목된다.

2분기 가장 큰 이벤트로는 미중 무역협상이 꼽힌다. 협상이 타결되면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1% 오른 2233.4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하지만 이중 5거래일이 강보합세를 기록하는 등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풍부한 해외 유동성에 주목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양대 긴축 카드를 접으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했다.

잉여자금을 손에 쥔 투자자들은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에 주목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들어 코스피시장에 해외자금이 크게 유입됐다. 올해 1~3월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5조1119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흐름은 4월 들어 더 가팔라졌다. 12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조9952억원에 달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에 좋은 시기"라면서 “기업 이익 추정 하향만 멈추면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밀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중원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한국 증권시장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2분기에는 부진했던 코스피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분기 신흥국 증시가 전년말 대비 9.6%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4.9% 상승에 그쳤었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역사적인 저평가 수준"이라며 2분기 오름세를 예상했다.

반면 부진한 기업 실적은 악재로 거론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증권사 평균)는 30조5766억원에 그쳤다. 전년동기 대비 30.75% 급감한 액수이자 한 달 전에 비해 8.61% 하향조정된 수치다.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보다 29.78%나 줄어든 30조1554억원에 불과했다. 역시 한 달 전보다 9.33% 내려간 수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현재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지 불확실하다”며 “증시의 수익률이 높아질 만한 계기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는 상황에서 증시는 거꾸로 올라 밸류에이션이 우호적이지 못하다”며 “이를 우려한 시장 참여자들이 대거 매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시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가장 큰 이벤트는 미중 무역협상이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달초 “미중 무역협상이 4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 후 이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이행 메커니즘에서 큰 폭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요 2개국(G2)의 무역갈등 종료는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다. 나정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코스피가 2300선 가까이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중원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고 1분기의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 코스피의 수급 부담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대했다.

그러나 만약 협상이 어그러지면 증시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안하게나마 2200대를 유지 중인 코스피가 단숨에 냉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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