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목전 둔 美中 무역협상…4주 더 걸리는 이유는?

트럼프, “4주 내 완료될 것”…나바로, “마지막 마일이 길고 힘들어”
지식재산권·합의 이행 강제 여부 관건…“무역합의 실패할 수도”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음에도 최종 타결까지는 4주 더 걸릴 것으로 예측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상안의 90%까지는 합의에 성공했지만 지식재산권 이슈, 합의 이행 강제 여부 등에서는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양국이 무역합의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이 4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협상이 끝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상회담 장소는 워싱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큰 쟁점들이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류허 중국 부총리도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2025년까지 대두, 에너지 등 미국산 상품 수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의 독자법인 설립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과의 합작 법인이 아닌 미국 기업이 지분을 100% 보유한 현지법인도 설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은 “협상의 90%는 성사됐다”며 “우리는 최종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4주나 더 걸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선도 가해지고 있다. 마지막 이슈가 가장 큰 난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마라톤에서도 마지막 마일이 가장 길고 힘들다"며 최종 협상의 어려움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협상 난제로 지식재산권 이슈를 비롯해 관세, 합의 이행 등을 꼽았다. 이 분야는 특히 합의가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중국에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지식재산권을 인정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이란 제재 위반,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기소한 것, 동맹국에 화웨이 제품 사용 중지를 촉구한 것 등도 지식재산권 관련 압박의 일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간 기술 도용을 통해 기술력을 발전시키다시피 한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IT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준수한다면 앞으로 미국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요원해진다”며 “이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합의 이행 강제는 관세와 연결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합의사항을 위반할 경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에 대해 중국이 보복 관세에 나서지 않으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지 않는다다는 조건도 포함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심지어 무역협상 타결 후에도 중국의 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한동안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 측에 너무 불리한 조건이라 중국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때문에 미중 무역협상이 막판에 어그러질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상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협상안을 확인하고 사인할 때까지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만약 4주 후, 이번달말까지 양국이 무역합의에 실패할 경우 오는 6월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협상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끝내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 추가 관세 등 무역전쟁이 재발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돌입할 것으로 우려된다.

seilen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