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베트남④] 부 쑤언 토 "베트남 증시, 대형 IPO 호재·펀더멘털 개선"

韓 증권가 10년 근무…베트남 경제·주식시장 분석 전담
"이머징마켓지수 편입 가능성…인프라·금융주에 관심을"

최근 한국과 베트남 간 교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부도 베트남을 신(新)남방정책 국가 중 핵심파트너로 꼽으며 경제에서 인적교류 분야까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금융회사들도 7000곳 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베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연 평균 6%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여기에 여전히 낮은 금융시장 침투율 등도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꿈틀대는 베트남' 시리즈를 통해 현지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및 양국 간 교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공전략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부 쑤언 토(Vu Xuan Tho)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 책임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활동하는 베트남 출신 전문가다. 현재 베트남 경제, 주식시장, 개별종목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올해로 한국 증권가에서 활동한 지 10년 째를 맞았다.

토 책임은 "한국 증권사는 리서치부서의 규모나 분석의 깊이 측면에서 베트남에 견줘 연구 업무의 중요도가 훨씬 크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특히 파생상품 등 취급 상품이 다양하다는 점도 배울 만한 요소"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 지난 2017년 8월 베트남 파생상품(선물)시장이 개장했을 때 한국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는 게 토 책임의 설명이다.

 

부 쑤언 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 책임은 대형기업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증시 자금 유입과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이머징마켓지수 편입 가능성 등을 베트남 증시의 향후 호재로 꼽았다. 사진=오현승 기자

그는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동 삼성증권에서 진행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가하락, 동화(VND) 환율 절하 등의 리스크는 있지만 주요 기업의 민영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높은 젊은 인구 비중 및 정치사회적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베트남 시장은 신흥국 가운데에서 가장 성장 매력이 높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은행 구조조정 및 민영은행 상장 추진 등의 요인이 베트남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O 호재 속 하반기 지수 상승 기대

 

토 책임은 연초 베트남 증시가 상승한 건 유동성 개선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2월 들어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뗏(베트남 설 명절연휴) 이후 3~4주 만에 1000포인트를 찍으며 10% 넘게 상승했다. 그는 "통상 뗏 기간을 전후해 해외 거주 베트남 교포들의 송금규모가 30~40%가량 증가한다"며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 자금 유입효과가 겹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뗏 기간을 거치며 가계소비가 증가하는 점도 증시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더해 지난 2월 27일 개최된 북미정상회담 역시 베트남 경제의 성장가능성, 사회안정성을 보여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토 책임은 "최근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지수가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도 "VN지수는 1000포인트 전후에서 저항성을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증시가 하반기에 보다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요 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시장 악화로 기업공개(IPO)가 다소 지연됐다. 하지만 (상황이 개선된) 올해 하반기 쯤엔 대형기업의 IPO가 재추진될 공산이 크다. 아그리뱅크(Agribank)나 모비폰(Mobifone) 등 대형기업의 IPO가 속도를 내면 개인 및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증시가 MSCI이머징마켓지수로 승격될 가능성이 큰 점도 호재다. 현재 이 아래 단계인 MSCI프론티어마켓지수의 경우 아르헨티나, 쿠웨이트, 베트남 순으로 편입 비중이 높다. 향후 베트남의 편입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인데, 이 경우 두 배가량의 지수 상승률도 예상된다.

 

당장 이머징지수에 편입되지 않더라도 상황은 나쁘지 않다. 베트남이 프론티어지수 내 가장 비중이 큰 시장이 되기 때문이다. 토 책임은 "아르헨티나에 이어 쿠웨이트가 이머징시장으로 편입되고 나면 베트남은 프론티어 시장 내 가장 큰 시장이 된다"며 "이 경우 현재 프론티어 시장 내 베트남의 비중은 17%에서 30%까지 높아지게 될 전망인데, 이에 따른 해외상장펀드 등의 자금유입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리스크 요인, 관리가능 수준"…은행 건전성 개선세

 

호재만 있는 건 아니다. 원유 수출국인 베트남은 유가가 하락하면 정부 수입이 줄어 투자 여력 약화로 이어진다. 위안화 평가절하 땐 베트남동화 역시 절하가 불가피해진다.

 

실제 베트남 증시는 외부충격에 취약하다. 지난해 VN지수는 미중무역분쟁이 불거지며 900포인트를 내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엔 1200포인트를 기록하던 VN지수가 4분의 1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당시 베트남 증시엔 상장기업의 수가 적었던 데다 적자 기업 수도 많았다.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딱히 없었다. 자산버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해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 증시는 과거에 견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해졌다고 토 책임은 설명했다. 상장사들의 실적이 매해 20% 이상 늘고 있는 데다 우량기업의 상장도 속도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베트남 증시 기대 요인. 자료=삼성증권

금융권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권의 구조조정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토 책임은 "지난 2013년 출범한 베트남자산관리공사(VAMC)를 통해 은행의 부실자산이 줄어드는 등 은행의 건전성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베트남 정부도 내년까지 바젤2 도입을 추진하면서 은행들의 자본금 증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정부가 모든 은행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은행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민영은행 31개 가운데 17개는 상장된 상태인데, 베트남정부는 나머지 14개 은행 역시 내년 말까지 상장을 추진 중"이라면서 "정보 투명성 개선이나 주주분산효과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토 책임은 베트남 은행에 대한 외국계 자금 유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현재 베트남은 일반 상장사엔 전체 지분의 49%, 은행에 대해선 30%까지 외국인 지분을 허용하고 있다. 토 책임은 "베트남 정부에선 해외 금융사의 현지 은행 지분 인수 시 자본금뿐만 아니라 영업노하우, 마케팅 등 업무개발을 지원해주는 조건을 내걸며 파트너를 선정한다"며 "베트남 은행의 건전성을 개선하고 영업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계 은행 중에선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각각 BIDV, 아그리뱅크에 각각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일본 미즈호은행은 일찌감치 지난 2012년에 비엣콤뱅크 지분 15%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인프라·금융주 등 눈여겨볼 만"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려는 개인들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

 

토 책임은 먼저 인프라 관련 업종과 이와 연관된 건축자재업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현재 베트남의 인프라 발전 속도는 한국의 19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개발 의지와 맞물려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쑤언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 책임은 인프라 및 금융업종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사진=오현승 기자

토 책임은 베트남 증시 시총 1, 2위인 빈그룹(Vin Group)과 빈홈(VInhomes)을 대표 종목으로 꼽았다. 빈그룹은 도시화, 핵가족 선호현상 강화, 외국인 실수요 증가 등 부동산 개발 수혜를 받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최근 한화그룹(한화자산운용)과 SK그룹은 빈그룹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파트너관계를 맺기도 했다. 빈그룹의 자회사로 베트남 아파트개발 1위 업체인 빈홈 역시 아파트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토 책임은 전망했다. 식음료 업체인 마산그룹(Masan Group)과 현지 보험 1위 회사 바오비엣홀딩스(Bao Viet Holdings)는 각각 소비증가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을 이유로 추천 종목으로 지목했다.

 

이 밖에 베트남시장 발달에 따른 은행주, 증권주도 눈여겨보라고 지목했다. 베트남 정부가 아시아 대표은행으로 육성을 추진 중인 비엣콤은행이 대표적이다. 토 책임은 "고위험·고리스크를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종목 투자를, 안정성을 중시하는 장기투자자라면 베트남 관련 펀드나 베트남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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