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 펄펄 끓는다…건면·여름면 신제품 앞세워 '총공세'

농심 건면 출시로 건면시장 확대…풀무원 광고까지
아직 봄이지만 여름면 신제품 출시로 시장선점 경쟁

풀무원의 생면식감 버스정류장 광고판. 사진=풀무원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라면 업계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아직 3월인데도 여름면 신제품이 나오고 있고,  타사 라면 제품을 홍보해주면서 시장 확대를 노리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건면 시장에 농심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 신라면블랙에 이은 3번째 辛(신)브랜드로 '신라면건면'을 지난달 출시했다. 농심의 신라면건면은 출시 한 달 만에 800만개가 팔렸다. 농심은 신라면건면 판매가 늘어나면서 이달부터 녹산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비유탕면) 시장은 2015년 629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해오고 있다. 국내 건면 시장은 지난해 기준 1178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3%에 불과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의 경우 건면 시장이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건면 시장을 선도한 라면 제조사는 풀무원이다. 풀무원식품은 2011년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 '자연은 맛있다'를 론칭하며 건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2016년 육개장칼국수를 내놓고 2017년에는 브랜드명을 '생면식감'으로 리뉴얼하면서 건면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풀무원은 농심의 신라면건면이 나오자 최근 광고까지 내면서 건면 시장 확대를 반기는 모습이다. 이 광고는 '신나면 건면 출시로 대한민국 라면 시장이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오뚝이가 함께 하실 차례입니다'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신라면건면 출시를 환영하면서 오뚜기의 시장 참여까지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아직 건면이 국내 라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일반 라면에 비해 낮지만 향후 전망은 밝다"며 "건면 시장이 더 확대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는 의미로 광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건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던 기업은 풀무원뿐이었지만 농심의 건면 시장 본격 진출로 건면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며 "한국 건면 시장이 현재 1401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일본에 상응하는 비중까지 확대된다면 4000억~45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삼양식품

나아가 라면업계는 일찌감치 여름면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여름면 시장의 포문을 연 곳은 삼양식품이다.  이달 초 '튀김쫄면'을 내놓았고 자사 대표 여름면인 열무비빔면도 리뉴얼된 디자인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빠르게 선보이는 신제품을 통해 경쟁이 치열해진 하절기 라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농심의 도토리쫄쫄면, 냉라면,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사진=농심

농심도 도토리쫄쫄면, 냉라면,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등 여름면 3종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 관계자는 "시장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여름 라면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팔도 역시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비빔면의 매운맛 버전인 '괄도네넴띤'을 출시했다. 괄도네넴띤은 SNS 등에서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로 팔도비빔면을 의미한다.

풀무원도 앞으로 신제품 냉면을 출시하면서 메밀냉소바, 탱탱쫄면과 함께 여름면 시장에 출격할 계획이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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