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품공급사 실적 크게 출렁…상반기는 '보릿고개'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상반기 실적 저조 지속
삼성전기, 고객 다변화·사업 다각화로 실적 안정화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아이폰의 출시와 흥행 여부에 따라 울고 웃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LG이노텍의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6750억원, 영업손실 167억원 수준이다. 2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매출 1조5211억원, 영업손실은 1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매년 1분기와 2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통상 애플 아이폰이 3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직전 분기에 보릿고개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LG이노텍은 구글이나 중국 스마트폰업체도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  

작년에도 상반기 영업이익은 저조했다. 작년 1분기 168억원, 2분기엔 134억원에 그쳤지만 3분기 1297억원, 4분기 1036억원으로 크게 반등한 바 있다.

실적 부진은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영향이 크다.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2018년 기준 전체 매출액의 63.8%, 영업이익의 75.9%를 차지한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광학솔루션의 매출 점유율이 큰 점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LG이노텍은 듀얼 카메라·3D 센싱 모듈 고가 부품들을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LG이노텍은 애플과 카메라모듈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등 기능성 LED·자동차 전장부품·열전 반도체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도 사정이 비슷하다.

작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490억원, 30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엔 1401억원, 4분기엔 2793억원으로  하반기에 들어서 반등에 성공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해 올레드 패널 공급이 지지부진한 점이 LG디스플레이에 부담이 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G8 씽큐'와 'V50 씽큐 5G' 등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지만 LG전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올 3분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애플의 신제품 효과 때문이다. 애플은 신제품 3개 모델 중 2개에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요동치는 실적 안정화를 위해선 고객 다변화와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사업 다각화로 실적 안정화를 이뤘다.

삼성전기는 2017년 30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뒤, 작년 1조181억원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부품 또는 서비스를 공급받는 삼성전자 세트 부문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올린 성과여서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영업이익은 1조1623억원으로 2년 연속 1조 영업이익에 도전한다.

삼성전기는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핵심 기술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키웠다. 올해에도 MLCC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5G, AI 등 응용제품 판매 확대로 전장용 MLCC 수요가 작년 대비 30% 이상, 산업용 MLCC 수요는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공급사들을 다변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애플 공급사들의 과제는 애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을 다각화해 안정적인 실적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G 모뎀칩 확보 지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올해도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국내 부품사들의 고객사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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