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주, 단기 테마보다 기업가치 주목해야

北美 정상회담 결렬 후 하락세 지속
“낙폭 과대·중장기 회복 가능” 의견도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경협주가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기업 내재 가치 위주의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부 종목의 경우 낙폭이 과대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또 일부 우량 기업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남북경협 관련 13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0.35% 떨어졌다. 전체 시가총액은 134조594억원에서 128조4629억원으로 5조5965억원 줄었다.

그 후에도 남북경협주의 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금강산 관광 관련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남북경협주 아난티(1만8500원)은 3월 들어 18일까지 주가가 12.3% 하락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8만2500원)도 13.4% 내렸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좋은사람들은 4.6%, 제이에스티나는 3.2%, 신원은 7.7%씩 하락했다.

게다가 최근 미국과 북한의 대치가 점점 강경해지면서 비핵화 협상의 재개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최 부상은 지난 14일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사까지 내비쳤다.

이에 대해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도움이 안 되는 발언으로"이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볼튼 보좌관은 또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 해야 할 일을 기꺼이 할 의향이 없었다”고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이는 남북경협주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간 실무회담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모멘텀 부재에 따른 남북경협주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도 “남북경협주는 상승 랠리의 시발점이었던 지난해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직전 당시 수준까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물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사일, 무기 시스템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전체를 비핵화 대상으로 다시금 못박으면서도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다”고 말했다.

볼튼 보좌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위협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메시지 수위를 조절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협상의 틀이 무산된 것은 아니며 양쪽이 상호 동의할 수 있는 합의 조건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여러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보다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중심을 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권고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의 남북경협주 낙폭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건설주와 관련해 “수익성 증대, 배당성향 확대 등 호재가 존재한다”며 개별기업의 가치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도 “남북경협주 중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실적 등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들은 지금의 낙폭과대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최근 몇몇 종목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이미 중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종목을 주워 담기 시작했다”며 “근래 외국인 투자가 쏠린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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