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베트남②] '농업'으로 통했다…농협금융-베트남 아그리뱅크 맞손

'농협금융' 공통점, 상호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인적교류도 활발…향후 비은행 분야로 협업 확대

최근 한국과 베트남 간 교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부도 베트남을 신(新)남방정책 국가 중 핵심파트너로 꼽으며 경제에서 인적교류 분야까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금융회사들도 7000곳 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베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연 평균 6%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여기에 여전히 낮은 금융시장 침투율 등도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꿈틀대는 베트남' 시리즈를 통해 현지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및 양국 간 교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공전략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농협금융지주와 베트남 아그리뱅크(농업농촌발전은행:Agribank)가 '농업금융'을 공통분모로 협력 범위를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에서 농협금융이 수행해온 농업정책 관련 금융 및 편의성 높은 디지털금융이 아그리뱅크에도 충분히 도움이 될 거란 기대다. 양 사는 NH농협은행에서 시작한 업무 협력 범위를 점차 캐피탈, 보험 등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아그리뱅크는 현지에서 가장 많은 영업 네트워크를 가진 최대 은행으로 베트남 중앙은행(SVB)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무계좌 송금액 쑥쑥…인력 교류도 활발

농협금융과 아그리뱅크는 과거 아시아태평양지역농업금융기구(APRACA) 회원 자격으로 상호교류를 시작했다. 이후 NH농협은행과 아그리뱅크는 지난 2013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해외송금, 무역금융 등을 포함해 전면적인 협력을 추진하자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본격적으로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오른쪽)과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이 지난해 1월 23일 지난해 1월 23일 베트남 하노이 풀만호텔에서 농협금융-아그리뱅크 무계좌 송금서비스 개시 기념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가시적인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1월 출시한 'NH-아그리뱅크 무계좌송금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수취인 계좌번호 없이도 농협은행의 '올원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농협은행 영업점을 통해 베트남 아그리뱅크로 송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수취인은 아그리뱅크에서 송금번호와 신분증을 제시한 후 베트남 소재 2200여 곳의 아그리뱅크를 통해 대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여행객도 여권고 송금번호로 송금액을 수취할 수 있다. 지난해 무계좌송금서비스의 송금건수는 2191건, 송금액은 미화 270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까지 늘었다. 특히 두 은행은 한국의 송금인이 수수료를 부담하고 베트남의 수취인은 별도의 수수료 없이 송금액 전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은행 간 크레디트 라인 설정도 주요 협력 사례다. 농협은행의 유일한 베트남 지점인 하노이지점은 아그리뱅크와 단기신용 거래한도를 새로 설정했다. 이는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상호 자금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도록 한 사례로 꼽힌다.

인력 교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간 아그리뱅크 임직원 200여 명이 농협은행에 연수를 진행했다. 같은해 11~12월 엔 농협은행 실무진 43명이 아그리뱅크를 방문해 금융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

특히 최고경영자간 교류가 최근 부쩍 늘었다.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 농협금융을 방문해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최근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21일부터 4일간 베트남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지난해 10월 17일 농협은행이 베트남 아그리뱅크를 방문했다. 당시 응우옌 티 프엉 아그리뱅크 부회장은 "농협은행은 한국 시장 내 아그리뱅크의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무역, 송금, 자본 거래 및 외환 거래 등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거래를 키워나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 가운데)과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오른쪽)이 지난 21일 농협금융의 아그리뱅크 방문 행사 중 기념사진을찍고 있다. 사진=아그리뱅크 

◇非은행 분야로 협업 확대 모색…지분 참여 가능성?

양 측은 은행을 통한 교류를 보험, 증권 및 캐피탈 등 비은행 분야로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현재 농협금융은 아그리뱅크와 11개 협력과제 발굴해 구체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은행 분야에선 무계좌송금, 인력연수, 디지털금융 등 6개 과제를 선정했고, NH손해보험과 NH캐피탈은 각각 농업보험상품 공동개발 및 현지 여신금융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다. 이미 현지법인이 있는 NH투자증권은 아그리뱅크와 IB사업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장을 지낸 이우식 농협은행 당산지점장은 "양 은행간 협업은 금융사업 협력뿐만 아니라 중고농기계 수출, 농산물 무역촉진 등 농업관련 사업으로 확대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아그리뱅크 민영화 과정에서 농협금융의 지분참여 여부도 관심이다. 아그리뱅크는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과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은 지난 21일 만난 자리에서 △은행 및 비은행부문 협력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투자 농업 △아그리뱅크 민영화 참여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아그리뱅크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IPO를 추진 중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아그리뱅크가 IPO를 진행한다면 참여 여부를 검토해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도표=오현승 기자

한편 농협은행은 현지 영업력 확장 차원에서 호찌민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추진한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지난달 31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팜 득 후이 호찌민시 시인민위원회 부의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행장은 3년 전 하노이에 베트남 내 첫 지점을 개설한 경험을 통해 호찌민 지점 개설을 희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농협은행은 하노이에 농협은행 지점 1곳을 두고 있다.

※베트남 아그리뱅크(농업농촌발전은행:Agribank)

아그리뱅크는 지난 1988년 3월 설립됐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총자산은 약 1300조 동(한화 약 62조 8000억 원)으로 1년 새 약 11% 증가했다. 영업점수와 ATM대수는 각각 2235곳, 2845대로 농촌지역에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농업·농촌 대출 비중은 총대출의 약 70.5%다. NPL비율은 1.51%다. 아그리뱅크는 은행 이외에도 증권, 보험, 리스 등 6개 자회사와 관광·숙박 조인트벤처 1개를 두고 있다.

hsoh@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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