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200선 회복했지만…기업실적이 변수

美中 무역협상 진전·연준 통화 완화 시사…밝은 미래 기대
불거지는 국내외 기업 실적 둔화 우려…“브레이크 걸릴 듯”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 지난해 20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가 22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추가 상승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들어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인 태도가 시장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점점 개선되는 글로벌 증시 환경

지난해까지 국내 증권시장을 무겁게 짓누르던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올해초부터는 반대로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 발씩 물러서면서 양국의 무역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전된 덕분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차관급회담과 고위급회담을 연달아 가진 후 이번달에도 만남을 이어갔다.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어 상당한 수준까지 합의에 성공했다.

중국은 농산물, 에너지 등 미국 상품 수입 증대를 약속했다. 나아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금지 등 핵심 이슈에 대해서도 이견을 꽤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류허 부총리와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자평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을 직접 만나 “중요한 진전을 일궈냈다”고 칭찬했다.

양국은 이번주 내로 워싱턴에서 추가적인 고위급회담을 진행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이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 정상회담에서 MOU를 추인하는 식이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과 3월 1일 전까지 무역협상을 타결하기로 합의했다”며 "모든 약속이 MOU에 명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2개국(G2)의 무역분쟁 종료는 세계 경제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덕분에 긍정적인 소식만으로도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를 그렸다.

연준도 연초부터 지난해보다 확연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해 우호적인 흐름에 일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논거가 약해졌다"며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범위 안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의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도 "연준은 유연하며 인내심을 지니고 있다"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금리 조정과 관련해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1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심지어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란 예상도 등장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연준의 정책은 덜 긴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시에떼제네랄(SG)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연내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코스피, 본격 상승세 탈까?…부정적인 시선도 

올초 2000 안팎에 머물던 코스피는 이번달 들어 2200선까지 회복했다. 19일 기준 코스피(2205.63)는 연초(2010.00) 대비 9.7%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및 연준의 통화 완화 등 우호적인 대외환경 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종료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오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통화 완화정책을 펴고 미중 무역전쟁 우려도 잦아들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약화는 신흥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의 흐름도 긍정적이라 마감시한인 3월 1일 전까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동안 글로벌 증시 안도랠리의 추세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코스피가 235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국내외 기업 실적의 하락 우려가 코스피의 상승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함께 존재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특히 정보기술(IT) 업종 이익이 10.1%나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국내 증시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각각 22.8%, 39.1%씩 하회했다“며 기업 실적에 대해 우려했다.

김영환 KB증권 선임연구원은 “당장은 증시를 견인할 모멘텀이 없다”며 “코스피는 2200선 부근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4% 하락 마감했다.

김 연구원도 "코스피가 2350 이상으로 뛰려면 기업 이익이나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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