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금주 워싱턴서 추가 회담…MOU 체결될까?

시진핑, “큰 진전 이뤄”…핵심 이슈도 합의 가까워져
마감시한 연장될 듯…합의 이행 강제 여부 ‘숙제’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미국과 중국이 베이징에 이어 워싱턴에서 또 다시 고위급회담을 열 것으로 알려지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양국의 무역협상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진행돼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다만 지식재산권 등 핵심 이슈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우호 모드’의 美中 무역협상

미국과 중국은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고위급회담을 가졌다. 외신에 따르면 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양측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금지 등에 대해서도 협상을 꽤 진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류허 부총리와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상당한 성과를 냈음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을 직접 만나 “중요한 진전을 일궈냈다”고 칭찬했다.

양국은 이번주 내로 워싱턴에서 추가적인 고위급회담을 진행해 협상을 더 구체화시킬 방침이다. 지난달말에 이은 두 번째 워싱턴 회담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합의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 정상회담에서 MOU를 추인하는 식이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과 3월 1일 전까지 무역협상을 타결하기로 합의했다”며 "모든 약속이 MOU에 명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미국산 수입품 증대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등 핵심 이슈까지 MOU에 포함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무역협상에서 합의문 초안 및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전한 이견…협상 마감시한 60일 연장될 듯

다만 지식재산권 등와 관련해 아직 양국의 이견이 뚜렷한 데다 시일이 촉박해 완전한 타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은 2월말 잠정합의 후 3월말~4월초 미중 정상회담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마감시한인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다”며 “기한을 연장한 뒤 추가적인 협상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아직 이견이 크고 행정절차 진행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역협상 마감시한 연장에는 양국 모두 무난하게 동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거나 타결에 근접하면 마감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무역협상 마감시한을 60일 연장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양측의 합의 이행을 어떻게 강제할 것인가 여부다. 쟁점 분야인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 금지, 산업보조금 지급 철회 등에서 중국의 이행담보 약속을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전 연구원은 “중국이 마지막 양보 단계인 이행담보 협정은 풀기 어려운 과제라 아니지만 잠정합의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 실적 부진, 금융기관 건전성 악화 등이 두드러진 데다 본격적인 정책 전환기에 진입하는 중국의 협상 타결 필요성이 더 짙다”며 결국 중국이 양보할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쳤다.

그는 “다만 무역전쟁이 완전히 해소되기보다는 봉합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불씨는 계속 남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에  뉴욕증시, 유럽 주요국 증시, 코스피 등 글로벌 증시는 연초부터 호조세를 보여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무역협상 타결 시 단기간 위험자산 가격의 빠른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도 “무역 합의 및 전인대 효과로 3월 중국 증시의 오름세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미중 무역전쟁의 재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심리 위축으로 투자 및 소비 수요가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심리 위축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 글로벌 교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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