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 아이돌 앞세워 잠재고객 확보 나선 은행권

은행권, 거물급 아이돌 광고모델로…연계 상품 출시도
"잠재적 고객 확보 차원서 '아이돌 마케팅' 효율적" 기대

우리은행 새 광고모델 블랙핑크. 사진=우리은행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은행들이 인기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유스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미래의 핵심고객인 '2030세대' 공략은 물론 글로벌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걸그룹 '블랙핑크'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광고모델 선정배경에 대해 "세계적인 걸그룹으로 성장한 블랙핑크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은행의 이미지와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블랙핑크가 데뷔 후 내놓은 7편의 뮤직비디오는 모두 유튜브에서 1억 대 뷰를 돌파했다. 지난 15일엔 미국 ABC '스트라한 앤드 사라'에 출연하며 미국 시장으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은행은 이번 광고모델 계약을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방탄소년단(BTS)과 모델계약을 연장했다. 국민은행은 광고영상을 자사 간편금융 애플리케이션(앱) '리브'에 최초 공개하고 컬래버레이션 상품인 'KB X BTS 적금', 'KB국민 BTS체크카드'를 발급하는 등 방탄소년단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광고모델 방탄소년단(BTS).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내세워 진행한 'KB스타뱅킹'의 유튜브 등 SNS 조회수는 10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반응도 좋다. 지난해 6월 출시한 KB X BTS적금 계좌수는 18만 좌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워너원'을 모델로 기용했다. 신한은행 모바일 앱 '신한 쏠(SOL)'의 2030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워너원 한정판 상품인 '쏠 딥 드림 체크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말 워너원 해체로 광고 계약은 종료됐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2월은 빅뱅 지드래곤(GD)이 직접 디자인한 'GD카드'를 10만 장 한정판으로 출시한 바 있다. GD카드는 멜론, 엠넷, 벅스, 지니 등 주요 음원사이트나 YG 이숍에서 10%, 스타벅스과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각각 20%, 8% 청구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 NH농협은행은 지난 13일 배우 정해인과 2년 간 농협은행, 농협카드 모델 계약을 맺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장 트렌디한 배우로 떠오른 정해인을 브랜드 모델로 선정해 젊은 고객층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5개 금융앱을 통합한 'NH스마트뱅킹 원앱'의 편의성을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이돌 마케팅의 타깃 소비층이 소비 및 저축 여력이 낮다는 점은 한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소비자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아이돌 마케팅을 통한 선제적 고객확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거란 분석이 많다. 시중은행 디지털 관련 분야 한 임원은 "2030 세대는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지 않지만 소비, 지출 관리 등 자산관리에 대한 욕구는 결코 낮지 않다"며 "아이돌 모델을 적극 활용하는 건 은행의 새로운 젊은 소비자들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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