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융감독 독립성 경고…한국을 염두에 뒀을까?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제통화기금(IMF)이 전 세계적으로 은행 감독시스템의 독립성이 취약해지고 있어 또다시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의 이 같은 주장은 IMF의 금융부문평가(FSAP) 평가단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하는 한국의 금융시스템 안정성 금융 정책과 감독의 국제기준 준수에 대한 평가를 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13일(현지시간) IMF는 IMF블로그를 통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위한 노력이 여러 면에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IMF는 은행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 중에서도 금융감독의 독립성이 우선돼야 하지만 세계 각국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금융감독은 금융권은 물론 여러 면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외부로부터 로비나 압력이 들어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럴 경우 금융위기를 미리 포착하고 대응하는 금융감독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12년 바젤 은행감독위원회가 효율적인 은행감독을 위한 핵심원칙 23개를 제시했지만 이중 금융감독시스템의 독립과 관련된 항목은 전혀 실천되지 않고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신흥시장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금융감독의 독립은 취약한 상태인데 특히 금융감독에 대한 각국 정부의 간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 감독자의 책임과 목적을 명시하는 법안을 제대로 만들어 금융감독기관이 자기 책임 하에 투명한 감독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금융감독에 있어서 투명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에 적절치 않은 인력이 투입되고 관리가 취약하다면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져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다만 금융감독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한다 하더라도 감독자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제한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시스템의 독립성을 유지해줘야 하지만 무제한적인 독립성은 곤란하다는 취지다.

IMF는 이와 관련, "독립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금융감독시스템을 파괴하기는 쉽지만 다시 건전한 감독시스템을 만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와중에 국가의 금융 시스템이 중대한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금융 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가 금융감독기관인 금감원을 통제하는 부분과 관련해 IMF가 독립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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