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3년 만에 LG화학에 왕좌 내줘

역대 최대 매출에도 업황 수요 부진에 영업익 감소
LG화학, 2차전지 등 비석유화학 분야서 실적 방어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롯데케미칼이 3년 만에 LG화학에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롯데케미칼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9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1조원 가량 하락한 셈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6조545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매출액은 28조1830억원, 영업이익은 2조2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23.3% 감소했지만 2조원대 영업이익은 유지했다. 매출액은 10% 가까이 올랐다.

2016년부터 화학업계 1위 자리를 이어가던 롯데케미칼은 미중 무역전쟁 영향에 화학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30% 이상 떨어졌다. 미국의 에탄분해설비(ECC) 대규모 증설 및 가동, 유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 등도 실적에 타격을 줬다.

또 지난 3년간 호황기를 누렸던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석화사업에 주력하는 롯데케미칼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위주로 사업이 집중돼 있는데 작년 에틸렌,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타이탄 등 모든 제품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석화 제품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 업황이 나빠지면 타격이 클 것"이라며 "당분간 업황 시황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 돼 대응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NC(나프타분해설비) 증설 프로젝트를 마치고 올 1분기 중 미국 ECC(에탄크래커) 및 MEG(모노에틸렌글리콜)의 상업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2분기 중에는 여수 PC(폴리카보네이트)와 울산 MeX(메타자일렌) 설비공사가 완공될 예정이다.

업계 및 증권가에선 올 1분기부터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4분기에는 재고 감축과 비수기 등 부정적 영향이 컸지만 현재 제품 재고가 줄고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3년 만에 롯데케미칼을 꺾고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LG화학이 미래먹거리로 육성 중인 2차전지(전기차·노트북·휴대폰 배터리 등) 중심으로 비석유 화학 부문에서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작년 4분기 전지 부문에서 분기 매출 첫 2조원을 돌파했다. 전지 사업부문은 실제로 전년 대비 623.9% 성장했다. 자동차용 전지는 분기 기준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했다.

다만 LG화학의 주 공급처인 LG디스플레이 실적은 LCD 산업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2% 급감한 9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디스플레이 패널 시황이 부진한 것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에도 디스플레이 패널 시황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OLED 소재 사업의 매출이 확대되면서 정보전자소재와 재료사업부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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