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의 오늘 어디 갈까] 대형마트 내 '초저가 슈퍼마켓', 어떤 모습일까?

마켓D '가격'에 초점…RRP 진열 창고형 할인점과 비슷
브랜드·용량 비교적 다양해…명품·의류 등 다소 부족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 사진=롯데마트

유통 매장이 단순히 쇼핑 공간을 의미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지역주민들의 삶과 호흡을 같이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도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를 도입한 대형마트가 등장했고 식음료업체들 또한 대표 제품을 내세운 카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끝없이 변화하는 유통업체 현장을 찾아가 그 매장의 차별성과 장점은 무엇인지, 또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소비자 입장에서 점검한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유은정 기자] 대형마트 위기론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1인 가구 및 온라인 쇼핑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젊은 고객이 대형마트를 찾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마트는 상권에 맞춰 창고형 할인점을 입점하거나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선보인 '마켓D'도 다양해진 소비자 쇼핑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한 쇼핑 공간이다. 국내 유일 롯데마트 수원점에 숍 인 숍(shop in shop) 형태로 입점한 마켓D 매장을 지난 10일 방문했다.

◇ 대형마트 대비 10% 저렴한 가격에 초점…육류 가격 경쟁력 갖춰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 매장 앞에 세워진 안내판.

롯데마트는 마켓D를 처음 론칭할 때 '가격 우위형 원스톱 쇼핑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마켓D 매장의 핵심 슬로건은 'Enjoy Discount, Live Different'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까다롭게 선별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안하겠다는 의미다. 

롯데마트 수원점 2층 자리 잡은 마켓D 매장 앞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별도의 가입비를 내지 않아도 쇼핑할 수 있다.

마켓D 매장에 들어서자 일반 대형마트보단 창고형 할인점과 유사하게 제품이 진열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켓D의 상품 진열은 기존 대형마트의 상품 형태인 낱개 진열 형태와는 달리 RRP(Retail Ready Package) 진열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RRP란 '판매 준비 완료 포장'이라는 의미로 제조업체가 납품한 상자 포장 그대로 진열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낱개 진열보다 상품 진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선호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의 육류코너.

매장을 들여다보니 몇몇 제품에서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띄었다. 1만9990원에 판매되던 양념소 토시살 구이(1.3kg)는 1만원 할인된 9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롯데마트는 마켓D를 출점하면서 '가격'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의 구매 빈도가 높은 1000여개 안팎의 주력 상품을 선정해 기존 대형마트 대비 10%가량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모든 상품을 비교해보긴 어려웠지만 육류 제품에서만큼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듯 보였다.

◇ 1~2인 가구에 적합한 제품 눈에 띄어 …PB제품도 있어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의 달걀 코너.

마켓D는 창고형 할인점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1~2인 가구를 위한 제품도 곳곳에 진열돼 있다. 기존의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대용량의 제품을 위주로 진열해 판매한다. 예를 들어 일반 창고형 할인점에서 달걀을 구매하려면 30개가 들어있는 달걀 1판을 구매해야 했다.

그러나 마켓D는 비교적 다양한 브랜드, 용량의 제품을 판매 중이었다. 달걀의 경우도 다른 용량으로 6종류를 팔고 있었다. 큰 용량이 부담스러운 1~2인 가구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냉동제품코너에서도 비교적 용량이 적게 포장된 제품도 판매했다. 
빅마켓에서만 파는 두 마리 옛날치킨 등 PB제품도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롯데마트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트에서만 판매하는 두 마리 옛날치킨 등 자체상품(PB)도 팔고 있다.

수입상품의 비중이 높은 점은 일반 대형마트와 달랐다. 롯데마트는 수입상품의 비중을 절반 가까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체 운영 상품의 60%에 달하는 600여개의 상품을 한 달 간격으로 교체해 지속적인 고객 방문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상품 구색 다양하진 않아 쇼핑 보완 필요…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중간의 쇼핑공간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의 명품 판매 코너.

계산대 앞쪽에는 명품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하지만 2~3개 브랜드의 벨트, 선글라스, 가방만 판매해 상품 구색이 다양하지 않았다. 의류도 매대에 쌓아놓고 판매했는데,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비교해 상품이 적은 편에 속했다.

쇼핑을 마친 뒤 계산을 하러 가니 카드 전용 셀프계산대가 보였다. 직원 2명이 셀프계산대에 있어 계산이 어려운 고객을 도와줬다.

만약 현금으로 지불하고 싶다면 셀프계산대 옆에 있는 교환·환불 카운터에서 계산해야 한다. 기자가 방문한 시간에는 줄이 길지 않아 바로 현금으로 계산할 수 있었지만 손님이 붐비는 시간대라면 현금 계산 줄이 셀프계산대 줄보다 더 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마트 마켓D 수원점의 셀프계산대.

롯데마트 내 숍 인 숍 형태로 입점돼 있기 때문에 제품군이 비교적 다양하지 않았다. 만약 마켓D에서 쇼핑한 뒤 더 필요한 제품이 있다면 바로 옆 롯데마트에 들러 장을 보면 된다. 때문에 마켓D 수원점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중간에 있는 쇼핑공간으로 느껴졌다.

롯데마트 마켓D 관계자는 "상품 선정, 진열, 전면 무인 계산대 도입 등 매장 콘셉트부터 운영까지 가격을 낮추기 위한 효율성에 집중했다"며 "고객이 많이 찾는 핵심 아이템은 마켓D 매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에 선보이고 다른 상품은 기존 대형마트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마켓D 2호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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