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실적 부진

흥국화재·한화손보 등 순익 40% 이상 급감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심각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탓에 손해보험사들 실적도 대체로 부진했다.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당기순이익이 40% 넘게 급감하기도 했다.

올초 한 차례 이뤄진 자동차보험료 인상폭도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반기에 추가로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등 손보사들 대부분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익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흥국화재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52억원에 불과해 전년(853억원) 대비 47.0%(401억원)나 줄었다.

한화손보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1476억원에서 816억원으로 44.7%(660억원) 급감했다. 메리츠화재(2347억원)는 39.0% 축소됐다.

대형사들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735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19.6% 줄었다. DB손보는 19.5% 감소한 5990억원을, KB손해보험은 27.2% 줄어든 262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만 유일하게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1조553억원에서 1조738억원으로 1.8% 늘었다.

손보업계의 이같은 실적 부진 요인으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꼽힌다.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은 10년~20년 납입상품으로 운용수익을 통한 수익 보전이 가능하지만 자동차보험은 1년 단위 단기 상품으로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2017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따라 보험료를 한 차례 인하한 데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정비수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됐다.

재작년만 해도 80% 수준이었던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작년 들어 90% 수준까지 뛰었다. KB손보는 지난해 12월 손해율(103%)이 100%를 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져 손해율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초 손보사들은 7~8% 수준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원했지만 실제 이뤄진 건 3~4% 가량에 머물렀다“며 ”손해율을 감내할 만큼 충분한 인상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아직 정비수가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하반기에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하반기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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