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펫보험 경쟁…손보사, 펫보험 출시 봇물

가입대상·보상범위 확대…반려묘 가입 가능한 상품도
"동물병원과 협업 통해 진료비 청구시스템 구축해야"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연이어 펫보험을 출시하면서 펫보험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의 펫보험들은 가입대상과 보장내용이 확대된 데다 미등록견 진료 등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신기술이 도입된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10년 전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여러 손보사들이 펫보험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반려견의 입·통원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보장하는 '애니펫'을 선보였다.

메리츠화재는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한 장기 펫보험 '(무)펫퍼민트 Puppy&Dog보험'을 내놨다.

DB손해보험은 보장범위와 기간을 늘린 '아이러브펫보험'을, 롯데손해보험은 반려묘도 가입 가능한 '롯데마이펫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이미 10여년 전 펫보험 시장에서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손보사들이 다시금 펫보험에 손을 뻗은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커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개체 수는 2010년 476만 마리에서 2017년 874만 마리로 7년 간 83.6%나 급증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은 "현재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연간 10억원 규모에 머물고 있지만 일본처럼 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신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는 가입 대상 및 보장 범위 확대에 신경을 썼다.

과거 펫보험은 국가 등록견 또는 마이크로칩 삽입겹만 가입이 가능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었다. 2008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가 실행됐으나 실제 등록한 반려동물 수는 2015년말 기준 97만9000마리에 불과했다. 실제로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이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이를 감안해 메리츠화재는 등록 여부와 관계 없이 한국에서 살고 있는 반려견이라면 모두 가입이 가능하도록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삼성화재와 DB손보는 최근 펫테크 기업 '핏펫'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의 코 모양인 비문으로 반려견을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진료를 받은 후 보험금을 청구할 때 비문을 조회해 동일한 반려견인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미등록견의 진료 등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롯데손보는 반려견뿐 아니라 반려묘들도 같은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보장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 펫보험은 발병률이 높은 슬개골, 피부·구강질환은 보장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보장해 '쥐꼬리 보장'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DB손보의 아이러브펫보험은 면책질병이었던 슬관절과 피부질환보장 특약을 추가했다.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는 슬개골 탈구와 피부 및 구강질환을 기본 보장한다.

일부 펫보험이 반려견의 통상적인 수명인 20세까지 보장 기간을 확대한 것도 눈에 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의 상품은 자동 갱신을 통해 2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펫보험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물병원, 펫샵 등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권순일 보험개발원 손해보험부문 특종보험팀장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반려동물보험 해외운영 사레와 시사점'을 통해 "반려동물보험은 보험상품 정비와 함께 효율적인 손해율 관리와 마케팅을 위한 산업간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반려동물보험의 지속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동물병원과 협업을 위한 진료비 청구시스템 구축과 함께 펫샵을 통한 저연령 반려동물 확보 및 계약 유지율 제고가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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